레벨4 자율주행 택시, 강남 도심 달렸다

현대차·기아, 로보라이드 서비스
국토부·서울시 협력 '실증' 돌입
8월부터 일반인 무상 체험 가능
내년 강남 26→32개 도로 확대

운전자 개입 없이 운행하는 레벨4 자율주행차가 테헤란로와 강남대로 등 서울에서 가장 복잡한 도심의 한복판을 달린다. 8월부터는 누구나 무상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율주행차를 체험할 수 있다.

로보라이드가 서울 강남 도로를 달리고 있다.
로보라이드가 서울 강남 도로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국토교통부, 서울시와 함께 강남구·서초구 등지에서 자율주행 레벨4 기술을 적용한 '아이오닉 5'로 카헤일링(호출형 차량 공유) 시범 서비스 '로보라이드'(RoboRide)를 실증한다고 9일 밝혔다. 혼잡도가 높은 강남 지역에서 처음 실시되는 자율주행 시범서비스다. 이날 실증을 기념하기 위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첫 고객이 돼 테헤란로 일대에서 로보라이드를 시승했다.

현대차·기아는 사전에 국토부로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임시 운행 허가를 취득했다. 내부 기준으로 선발한 인원을 대상으로 체험단을 구성해서 초기 시범 서비스에 나선다. 8월부터는 일반 고객까지 대상을 확대한다. 시범 서비스에는 아이엠 택시를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 진모빌리티가 참여한다.

서울 강남에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갈 로보라이드.
서울 강남에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갈 로보라이드.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차량 로보라이드를 개발했다. 이번 시범 서비스에 2대를 투입한다. 앞으로 주행 안정성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선, 차량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로보라이드는 보행자, 대형버스 등이 있는 도로에서 스스로 차로 변경, 좌·우회전, 유턴 등을 할 수 있다. 기존 마포구 상암 등지에서 운행되고 있는 자율주행차가 셔틀버스 형태라면 로보라이드는 정해진 노선 없이 실시간 교통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경로를 바꿔 운행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다. 아이엠 택시 앱을 통해 예약, 차량 호출, 경로 지정 등을 할 수 있다.

왼쪽부터 9일 서울 강남구 루첸타워에서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 시승행사에 참석한 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이사, 박정국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사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공영운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
왼쪽부터 9일 서울 강남구 루첸타워에서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 시승행사에 참석한 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이사, 박정국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사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공영운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

강남 지역은 서울에서도 가장 혼잡한 곳으로 꼽힌다. 시범 서비스 지역은 왕복 14차로 영동대로, 왕복 10차로 테헤란로와 강남대로를 포함한다. 버스, 트럭, 승용차, 오토바이까지 다양한 교통수단이 혼재돼 있어 운전할 때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서울시는 올해 테헤란로·강남대로·영동대로·언주로·남부순환로 등 26개 도로 48.8㎞를 시작으로 내년에 도산대로·압구정로 등 총 32개 도로 76.1㎞까지 운행 지역을 확대한다. 시범 서비스는 출퇴근 시간을 피해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한다. 자율주행 등 안전 교육을 이수한 비상 운전자 1명이 탑승해서 비상 상황에 대응하고, 승객은 최대 3명을 태운다.

레벨4 자율주행 택시, 강남 도심 달렸다

현대차·기아는 서울시와 협력해 교통신호 및 자율주행차가 연동할 수 있는 인프라도 선제 구축했다. 자체 개발한 관제 시스템으로 자율주행과 차량 상태, 경로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장웅준 현대차·기아 자율주행사업부장(전무)는 “이번 시범 서비스는 그동안 개발한 기술 실증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 목표를 달성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륭 국토교통부 장관이 로보라이드에 탑승해 포즈를 취했다.
원희륭 국토교통부 장관이 로보라이드에 탑승해 포즈를 취했다.
로보라이드에 탑승한 오세훈 서울시장.
로보라이드에 탑승한 오세훈 서울시장.

국토부와 서울시도 2025년 자율주행 대중교통 상용화, 2027년 레벨4 자율주행 시대를 열기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국토부는 2025년까지 시·도별 1곳 이상으로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정 구역 외 모든 구역의 시범 운행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체계'로의 전환도 추진한다.

원 장관은 “우리나라 자율주행 기업이 글로벌 빅 테크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도록 직접 챙기겠다”면서 “2030년 미래 모빌리티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 모빌리티 로드맵을 올여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선도 기업과 공공이 협력해 미래 자율주행 산업을 끌어올리고, 시민이 발전된 자율주행 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고 강조했다.

레벨4 자율주행 택시, 강남 도심 달렸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