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부에서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총괄한 기획재정부 장관들이 현 경제 상황을 '총체적 복합위기 상황'으로 진단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과감한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만수·윤증현·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 유일호·현오석 전 경제부총리가 9일 추경호 현 경제부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초청 특별대담에서 던진 제언이다.
전 기재부 장관 5명 모두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총체적 복합위기'(윤증현), '저성장 문제 심각'(강만수), '재정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연명용 산소마스크'(박재완) 등 여러 문제에 둘러싸인 우리 경제를 걱정했다.
과제와 대안도 내놨다. 박 전 장관은 포퓰리즘 정책을 피하기 위해 독립성 강한 '국가재정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현 전 부총리는 정책 일관성 유지, 경제팀 역할 분담과 명확한 책임소재 규정 등을 당부했다.
공통적으로 뽑은 것은 기업 경영활동 뒷받침이다. 강 전 장관은 법인세 인하를 촉구했고, 윤 전 장관도 기업 투자·고용 촉진을 위해 과감한 감세를 요구했다. 박 전 장관은 일자리 창출 해법은 민간에 있다면서 규제개혁과 노사관계 선진화를 당부했다. 유 전 부총리도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규제개혁과 노동개혁 추진을 주요 과제로 들었다.
이날 대담에 참석한 역대 장관들 또한 재임 당시 과오와 실책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여러 차례 어려운 파고를 넘기고 우리 경제가 현재 위치로 올라설 수 있도록 일조한 경제정책 부처의 수장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쓴소리'는 새겨서 들을 만하다.
중요한 것은 이행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각계 목소리를 듣는 다양한 자리가 마련됐다. 모든 목소리를 정책으로 옮길 수는 없겠지만 우리 경제의 시급한 상황을 직시해서 과감하고 빠른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