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우리나라 게임에 외자판호(해외 게임 현지 서비스 허가권)를 내준 지 1년이 지났다. 2017년 문호를 닫은 이후 2020년, 2021년 한차례 씩 우리 게임에 외자판호를 내준 후 다시 굳게 닫았다. 국내 게임사는 불확실성이 큰 수출 1위 중국 대신 시장과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9일 중국 중앙선전부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2021년 6월 28일 이후로 해외 게임에 외자판호를 내주지 않았다. 판호는 중국에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유통 허가권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게임물등급분류처럼 사전 검열을 진행한다. 내자판호는 중국 내 제작 게임, 외자판호는 중국 외 제작 게임 서비스 허가권이다.
내외자 판호 축소는 중국의 게임 규제 강화 때문이다. 게임총량제를 도입하고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한다. 해외 게임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VPN도 제한한다. '하나의 중국'을 부인하거나 종교를 조장하는 분위기의 게임을 판매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다. 게임 내 의사소통을 통해 중국 사회주의 고취에 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기반 게임이 다수인 우리 게임은 중국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중국 내 규제가 빡빡해지자 이용자 성향이 비슷한 한국으로 진출을 계획 중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 이후 미국과 전략적으로 관계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이슈인 판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이달 58일 만에 내자판호가 나온 점을 들어 외자판호 가능성도 언급한다. 지난 판호는 264일 만에 나왔다. 간격이 줄었기 때문에 희망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판호를 받았다고 게임을 출시할 수 있거나 출시할 때 성공하는 건 아니다. 컴투스 '서머너즈워', 넥슨 '던파모바일'은 판호를 받고도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은 시장 영향력이 미비하다. 중국 게임이 그동안 고도화된 영향이다. 중국은 웹게임 시절부터 축적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기술력을 모바일에 최적화시켰다. 거대 내수시장에서 서비스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하며 질을 높였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국내 게임사는 언제 열릴지 모르는 중국 시장을 대비해 리소스를 투입하기보다는 유럽, 북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새로운 이용자를 노릴 수 있는 게임을 제작해 경쟁력을 확보 중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등이 콘솔, PC게임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고 넷마블, 위메이드, 컴투스, 와이제이엠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이 블록체인을 결합한 모바일 게임으로 글로벌로 확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매우 매력적이지만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북미, 유럽 이용자 취향을 겨냥할 수 있는 플랫폼, 장르 다변화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려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표 중국 판호, 중국 내 규제관련 일지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