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각자의 아바타로 한국기술교육대 충남 천안 본교 캠퍼스의 물리적 공간을 그대로 투영한 디지털 트윈 가상공간으로 등교한다. 캠퍼스 전경을 보며 자유롭게 투어할 수도 있고, 강의실이나 실습실로 순간이동 할 수도 있다. 교수는 홀로그램이나 아바타로 등장해 학생과 소통하고, 학생들은 실제 전기차 부품을 조립하듯 메타버스 플랫폼에 객체(오브젝트)화된 부품 장비를 실험 실습을 한다.
한국기술교육대 교육훈련 실습실 '새롬관'을 방문해 '전기자동차 구동장치 정비' 프로그램을 가상공간에 구현한 메타버스 직업훈련 현장을 취재했다.
교수부터 학생까지 자신을 꼭 닮은 아바타가 직업훈련에 참여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게임과 같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사용자들은 집, 커피숍, 연구실, 동아리방, 심지어 해외까지 각자 위치한 곳에서 자신의 디지털 디바이스를 켜고, '한기대 메타버스 월드'에 접속해 실시간 양방향 소통을 하고 팀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권오영 한기대 미래교육혁신처장은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은 대부분 전시공간을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수준에 그쳐 다양한 직업훈련 현장을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개발자들이 사용자와 소통하며 훈련장, 부품, 장비, 기계 등을 하나하나 3차원(3D) 오브젝트로 만들어 실제 현장에서처럼 직업훈련을 할 수 있는 한기대만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바타들이 강의실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발표하고 손을 들어 질문하고 답변한다. 그룹 미팅도 하고 토론하고 자료를 공유한다. 전기자동차 구동장치 정비 실습장에서 교수가 모터를 교체하고 부품을 조립하는 과정을 구두로 설명하며 시각화한다. 한 학생이 매뉴얼에 따라 실습하다가 실수를 했는지 에러 메시지가 작동한다. 교수는 틀린 부분을 메타버스 3D 공간에서 표시하고, 보완 사항을 바로 피드백 한다. 실무현장이었다면 발생할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한월현 한기대 미래교육혁신처 부센터장은 “추후 메타버스 플랫폼에 '항공기 기체 정비' '풍력발전 시스템' '화력발전소 대용량 송풍기 정비' 등 고비용, 고위험, 대형장비 가상훈련 콘텐츠를 연동할 것”이라면서 “유지보수 과정에서 위험 상황을 대비해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