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세포 속에 있는 바이오산업 원료를 원하는 대로 골라 자동으로 쉽게 뽑아내는 합성생물학 기술이 개발됐다. 기존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 자동화해 바이오원료를 얻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향후 바이오 기술 개발에 폭넓게 적용될 전망이다.
최근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합성생물학과 바이오파운드리가 주목받고 있다. 합성생물학은 세포 구성 요소들을 블록처럼 자르고 붙여 인공적으로 생명체를 설계, 합성하는 학문이다. 이에 로봇,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한 것이 바이오파운드리다. 합성생물학과 바이오파운드리는 바이오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혁신 플랫폼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이주영 연구원팀과 오승수 포항공대(포스텍) 오승수 교수팀이 합성생물학을 바탕으로, 인공세포 속 고부가가치 바이오 원료를 세포 밖으로 이동 및 분비시키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설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존에 세포 속 바이오 원료를 얻기 위해서는 주로 세포를 파괴하고 분해해야 했으며, 세포 파괴 또는 분해 후 여러 혼합물질이 나오면 특정 원료만 추출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했다.
연구팀은 이런 과정 없이, 원하는 바이오원료만 골라 세포 밖으로 분비시키는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해 바이오 제조공정 속도와 생산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연구팀은, 세포 속 특정 바이오원료에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을 발굴하고, 바이오원료와 단백질을 같이 세포 밖으로 분비시키는 신호태그 시스템을 인공적으로 설계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신호태그 시스템을 통해 세포 속 바이오원료가 한 번에 원하는 경로로 자동으로 수송돼 세포 밖으로 나온다.
개발 기술은 다양한 인공세포 속 여러 바이오 원료를 추출하는 미생물 세포 공장에 활용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 향후 코로나19 백신 원료 중 하나인 스쿠알렌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기존에 동식물로부터 얻고 있는 건강기능제품 원료를 대체할 수 있다. 그리고 의약품 바이오원료를 저렴한 비용과 높은 효율로 대체 생산할 수 있다.
또 세포 속 바이오원료를 세포 밖뿐만 아니라 세포 속 다양한 위치로도 정확하게 이동시킬 수 있다. 이는 향후 세포의 기능과 역할을 변화시킬 수 있어서 합성생물학의 기반 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주영 연구원은 “개발 기술은 바이오 전 분야에 파급력을 미칠 수 있는 세계 최초·최고 수준 글로벌 범용 기술”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파운드리 구축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합성생물학 기술로, 향후 바이오 산업 발전의 가속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분야 분야 최고 권위지 중 하나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 5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성과는 화학연 기본사업 및 연구재단 중견 연구 및 신진 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
김영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