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1위 '앤커',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한국 시장 공습

빔프로젝트·보안 등 라인업 확대
내년초 '로봇 청소기' 등 선보여
자체 제품 개발로 가격경쟁력 출중

글로벌 전자상거래 최대 플랫폼 아마존에서 수백만개의 리뷰와 함께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는 '앤커(ANKER)'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디자인과 성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앤커는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는 다양한 고성능 전자제품을 연이어 출시할 예정이다. 모바일기기 충전기가 대표 제품이지만 △음향 △영상(빔프로젝터) △가전(로봇 청소기) △보안(홈캠)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일본에 있는 앤커 단독 매장.
일본에 있는 앤커 단독 매장.

앤커는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존 외에도 월마트, 베스트바이, 코스트코 같은 미국 주요 유통채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브랜드다. 2011년 구글 본사 출신 엔지니어인 스티븐 양(Steven Yang)이 설립했으며, 가성비 높은 스마트 기기 액세서리 제품을 주력으로 만들고 있다. 2012년 앤커의 자체기술을 탑재한 4500㎃h 초박형 보조 배터리를 내놓으며 제품차별화에 성공, 2014년 아마존 모바일 충전 카테고리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유통판매 채널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전세계 1위 모바일 충전브랜드로 올라섰으며, 약 2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80% 이상은 북미, 유럽, 일본 시장 판매 기록이다.

애플과의 유대도 끈끈하다. 앤커는 애플 스토어와 애플 공식 직매장에서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제품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 이처럼 미국을 중심으로 북미와 유럽에서 강력한 인지도와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미미한 편이다.

앤커의 맥북 멀티허브 DOCK 제품 사진.
앤커의 맥북 멀티허브 DOCK 제품 사진.

한국 시장 공략의 첫단추도 충전기 제품이었으나 올해 하반기 헤드폰 및 오디오 제품브랜드인 '사운드코어(Soundcore)'에서 경쟁사 동급 대비 훨씬 가벼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가성비를 자랑하는 앤커답게 이 제품의 가격대는 10만원 이하가 될 전망이다.

내년 초에는 자사 신기술이 도입된 최고급 로봇 청소기를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와 함께 내놓는다. 또 콘퍼런스 콜 제품 '앤커 워크'를 가격 거품을 걷어내고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초 국내에 출시할 예정인 앤커의 최고급 로봇 청소기 모습.
내년 초 국내에 출시할 예정인 앤커의 최고급 로봇 청소기 모습.

앤커가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데는 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이 아닌 직접 개발, 디자인, 판매를 하고 있어서다. 고객 피드백을 실시간 반영해 가격은 최소화하면서도 제품 기능은 소비자 맞춤형으로 제작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60%가 연구개발(R&D) 인력일 정도로, 제품 혁신성과 품질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충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질화갈륨(GaN) 충전방식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국내 시장에도 출시한 GaN2 45W 충전기의 경우 타사 대비 작은 사이즈와 안정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한국인 디자이너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그동안 앤커가 이른바 '공대감성'의 디자인이었다면 국내 스마트기기의 영향을 받아 보다 직관적인 세련된 디자인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에디 리 앤커이노베이션 북미·아시아 사업총괄은 “충전기라는 한 카테고리에 묶이지 않고 여러 방면에서 성장 포인트를 찾고 있으며, 특히 한국 시장 규모를 고려했을 때 빠른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에디 리(Eddie Lee) 앤커이노베이션 북미·아시아 사업총괄

아마존 1위 '앤커',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한국 시장 공습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은.

▲현재 한국의 모바일 충전 시장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차별화된 기술의 GaN시리즈 제품을 강화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디자인도 추가로 적용될 예정이다. 기존 온라인 위주의 판매채널도 다양화하고, 다른 브랜드와도 협업을 논의 중이다. 지난해 말 라인프렌즈와 협업한 제품을 국내에 선보였다. 해외에서는 원피스, 포켓몬, 도라에몽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이 활성화돼 있다.

-국내 시장에서 낮은 앤커 브랜드 인지도를 어떻게 보완할지.

▲인정한다. 기존에는 북미·일본시장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한국도 전략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마케팅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 영국에서 진행했던 EPL 축구경기 스폰서 광고처럼 한국에서도 대규모 옥외 광고를 지난해부터 시행했다. 올해는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을 통한 브랜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앤커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많은 신경을 쓸 계획이다.

-한국내 최대 경쟁 업체는 어디인가. 엔커의 최대 강점은.

▲사실 앤커의 제품 라인업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경쟁업체를 딱 집어내기가 힘들다. 앤커는 연구개발(R&D) 집중투자하면서 현재 주요 브랜드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 포인트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우리의 강점은 '동일가격대비 최대의 성능' 그리고 이에 따른 소비자 만족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의 소비자 리뷰는 제품에 반영해 앤커가 지금까지 성장하는데 많은 자산이 돼왔다.

-앤커의 지속가능 성장 원천은 무엇인가.

▲앤커는 R&D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모바일기기 충전제품으로 시작한 앤커는 지금은 음향, 영상(빔프로젝터), 가전(청소기류), 보안(홈캠)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R&D 능력이 이렇게 다양한 방면으로 피봇팅을 가능하게 하고, 이것이 앤커를 지속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또한 국내 시장에서도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하고 제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향후 5년 뒤 앤커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가.

▲앤커는 5년 후에도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앤커는 현재 2~3년 단위로 제품 로드맵을 가지고 해당 제품군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 CEO가 엔지니어 출신이어서 제품개발에 깐깐하며 단순히 현재의 시장만을 보는 것이 아닌 향후 도입될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이 소비자에게 더 큰 만족을 주고, 믿을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앤커가 한국 시장에서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