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맥도날드, 새 브랜드로 재개장

러시아 맥도날드 매장을 인수한 현지 업체가 새 브랜드로 재개장했다. 맥도날드가 남긴 조리시설을 활용해 기존과 비슷한 메뉴를 선보인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에서 철수한 글로벌 기업 자산을 자국 기업이 일시 관리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한다.

13일 주요 외신은 러시아의 패스트푸드 브랜드 '브쿠스노 이 토치카'가 모스크바 등에서 15개 매장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브랜드는 최근 러시아를 떠난 맥도날드 매장을 인수, 재개장했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사업 중단을 결정, 850개 매장을 현지 사업가에 매각했다.

러시아 맥도날드 매장을 인수한 현지 패스트푸드 브랜드 브쿠스노 이 토치카 직원들<타스=연합>
러시아 맥도날드 매장을 인수한 현지 패스트푸드 브랜드 브쿠스노 이 토치카 직원들<타스=연합>

새 브랜드는 기존 맥도날드가 두고 떠난 조리기구를 그대로 활용하지만 로고, 메뉴 등은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로고를 도입했다. 메뉴명도 일부 수정했다. 오는 13일까지 50개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달 200개, 다음달 1000개 매장으로 늘린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예일대 조사를 인용해 현재까지 러시아에서 사업 철수·중단·축소를 발표한 글로벌 기업이 1000개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스타벅스와 하이네켄이 사업 중단을 결정했고, 각국 완성차 제조사도 러시아 수출을 멈췄다. 프랑스 르노는 러시아 완성차 기업 주식을 매각했다.

닛케이에 따르며 러시아 정부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 기업이 주요 사업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심의 중이다. 러시아에서 철수한 해외 기업 자산을 일정 기간 자국 기업이 관리하도록 하고, 향후 사업을 재개할 수 있게 하는 게 핵심이다.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러시아 기업의 관리 기간을 18개월로 명시하는 한편 기간 연장도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 소유기업이 유효기간 내 자산을 다시 매입해 러시아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 닛케이는 러시아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인도적 관점에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글로벌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 회귀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