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글로벌 표준화를 통해 데이터 정확성과 활용 신속성을 높이고,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에 일조하는 게 목표입니다.”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대표는 표준화와 데이터 활용성 극대화가 현대차그룹 ERP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자동차 기업의 서비스 기업 전환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11개 계열사 ERP 시스템 신규 구축을 위한 프로세스 혁신(PI) 프로젝트를 진행, 마무리 단계다. 차세대 ERP 코어 설계에 착수했고, 2025년 10월까지 국내 본사와 공장, 해외 일부 법인에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지역 법인이 많지만 PI와 다른 프로세스를 동시 진행하는 방식으로 구축과 개통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방침”이라며 “2027년까지 모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오토에버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방식으로 ERP를 구축한다. SAP가 제공하는 '라이즈 위드 SAP(RISE with SAP)' 기반이다. 라이즈 위드 SAP는 SAP가 HPE나 레노버 등과 협력해 최상위 품질의 하드웨어(SW)와 소프트웨어(SW)를 동시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이다.
서 대표는 “현대차 그룹은 39개 공장에 권역, 환경별로 커스터마이징해 ERP를 구축하다보니 변화 대응 속도가 느리고 관리와 운영이 제각각이었다”며 “데이터가 핵심 자산인데 수평적으로 비교가 어려워 표준화에 대한 요구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
현대오토에버는 이 같은 이슈 해결을 위해 글로벌 ERP를 통합하고 표준화하는 글로벌 싱글 인스턴스(GSI) 방식을 선택했다. 데이터 양이 80테라바이트 이상으로 SAP 싱글 인스턴스 기준으로 가장 큰 ERP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EPR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계열사가 각자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보다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량 다품종 적기 생산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기업이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빌링, 고객관리 등 ERP 시스템의 중요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를 비롯해 자동차 기업은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정기적인 구독 모델을 제공하는 것으로 비즈니스 모델 변화, 서비스 확장에 ERP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 통합 이후 달라진 점도 언급했다.
서 대표는 “SW와 플랫폼, 인프라가 결합되면서 각사별로 부족했던 부분이 보완되고 품질관리 수준도 높아지는 시너지가 분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기업은 SW 역량이 중요한 데 3사의 자동차 SW 검증 기능을 플랫폼화해 제공하는 것을 신사업으로 하고 있다”며 “디지털트윈 등을 통해 R&D와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