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 아웃소싱 확산…글로벌 기업 'CDMO' 세일즈 경쟁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개막
삼바, 생산력·포트폴리오 등 과시
론자 등 인접 부스 꾸리고 맞대응
2026년 26조 규모 시장 선점 경쟁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위탁개발생산사업(CDMO)'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전 세계 늘어나는 시장 규모를 반영하듯 세계 최대 바이오 전시회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에서 CDMO 경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13일(현지시각) 개막한 바이오 USA에서는 생산능력 1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매출 1위 론자를 비롯해 캐털란트, 베링거인겔하임, 후지필름,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이 가까운 거리에 부스를 마련하고 경쟁력을 과시했다.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바이오 USA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바이오 USA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시장 메인에 단일 부스로는 최대인 140㎡ 규모로 전시장을 꾸며 △생산능력 △포트폴리오 △지리적 거점 등 3대 경쟁력을 강조하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제임스 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전시 테마를 '무한한 가능성'으로 정하고 바이오의약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엔드 투 엔드' 경쟁력을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바로 옆에는 캐털런트가 전시 공간을 꾸렸다. 현장에서 만난 커트 포지 어카운트 디렉터는 “의약품 원액을 충진·포장(fill and finish)하는 공정에서 차세대 세포유전자치료제, mRNA 위탁생산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CDMO는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에서 메신저리보핵산(mRNA)과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으로 다양해지는 바이오의약품 트렌드에 맞춰 전문 분야로 확장하는 추세다.

중국 최대 CDMO 업체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예년 대비 전시 규모가 감소했다.
중국 최대 CDMO 업체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예년 대비 전시 규모가 감소했다.

중국 최대 CDMO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마지막 대면 행사였던 3년 전 전시회에 초대형 부스를 마련하고 글로벌 고객사 대상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곳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서는 미국의 중국 기업 규제와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전시 규모가 크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 규제로 글로벌 업계에서 우시바이오로직스의 공급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후지필름에 반사이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새롭게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롯데바이오로직도 국제무대에 첫 데뷔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MO 업체들이 모인 인근에 부스를 마련하고 회사 소개와 고객사 미팅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수주 활동에 나섰다.

바이오 사업에 신규 진출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바이오 USA에 첫 부스를 마련하고 국제 무대 데뷔에 나섰다.
바이오 사업에 신규 진출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바이오 USA에 첫 부스를 마련하고 국제 무대 데뷔에 나섰다.

국내 중소기업 중에서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부스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CDMO에 엔지니어링(E)을 추가한 'CDEMO'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양재영 대표는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텍들과 미팅을 통해 적극 수주 활동에 나설 것”이라며 “대형 CMO들이 하기 힘든 유연성과 커스터마이징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CDMO는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개발하고, 생산하는 사업을 뜻하는 용어지만 연구개발부터 임상시험, 제품생산 서비스를 모두 포괄해 시장 규모가 상당하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커지고 개발 및 생산을 전문기업에 맡기는 '아웃소싱'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CDMO 시장은 2020년 약 13조원에서 2026년 26조원으로 연평균 10% 이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에 기술력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대기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 그 모습이 바이오 USA 전시회에 그대로 반영됐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USA 전시회에서 CDMO가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특히 개발(D)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면서 “원천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반증이며 삼성·SK·롯데 등 국내 대기업들의 사업 진출과 투자 강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미국)=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