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홈페이지, 냉장고 제조국 표기 '들쑥날쑥'

삼성전자가 냉장고 제품 정보를 홈페이지에 두 가지 형태로 노출해 소비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제조국 정보가 담긴 '스펙' 메뉴를 일부 제품에는 노출하지 않아 원산지를 알 수 없도록 했다.

하단 메뉴에 스펙 항목이 없는 냉장고 제품. [자료: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쳐]
하단 메뉴에 스펙 항목이 없는 냉장고 제품. [자료: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쳐]

14일 삼성전자 홈페이지 확인 결과 '비스포크 냉장고 2도어 333L'(제품명:RB33A3004AP) '양문형 냉장고 846L'(RS84T5061M9)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 프리스탠딩 875L'(RF85B90023Y) 등 일부 제품은 설명 메뉴에서 '스펙' 항목이 없다.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 키친핏 인피니티 라인 596L'(RF60B99Z2W5G) 등 냉장고와 세탁기·에어컨 등 다른 가전제품 메뉴가 '특장점-스펙-메뉴얼-상품평-유의사항-제품 접근성'으로 구성된 것과 별개 형태다.

삼성전자는 보통 스펙 메뉴에 제품의 자세한 성능과 제조국 등을 표기한다. 스펙 항목이 없는 제품은 '구매혜택-특장점-상품평-유의사항-제품 접근성'으로만 메뉴가 구성됐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 냉장고 제품 중 스펙 항목이 노출된 제품의 제조국은 모두 '대한민국'이다. 스펙 항목이 없는 제품은 소비자들이 제조국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유통 채널에 추가 확인한 결과 스펙 항목이 노출되지 않은 제품 가운데 국내 생산 제품도 있었지만 비스포크 냉장고 2도어 333L(RB33A3004AP) 등 일부 제품은 중국에서 제조됐다.

하단 메뉴에 스펙 항목이 있는 냉장고 제품. [자료: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쳐]
하단 메뉴에 스펙 항목이 있는 냉장고 제품. [자료: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쳐]

전자업계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전자제품의 상세 스펙을 명기하는 것이 통상적이고, 삼성전자 홈페이지처럼 소비자가 찾기 어렵게 만든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중국기업에서 위탁 생산한 아웃소싱 냉장고를 국내 판매용으로 도입하고 있다. 대기업이 중국으로부터 제품을 아웃소싱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채산성이 떨어지는 품목에 한해 생산, 개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중국 아웃소싱 제품을 채택하는 사례도 있다. 삼성전자는 실제 비스포크 냉장고 3도어(RS84T5041WW), 양문형 냉장고 (RS84A5041CW) 등 일부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해 들여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냉장고 중 주력 제품 외에 일부를 중국에서 아웃소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일부 제품 메뉴가 다르게 구성된 것은 정보 변경 시 시스템 오류로 누락된 사항으로 즉시 수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단 메뉴에 스펙 항목이 있는 에어컨 제품. [자료: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쳐]
하단 메뉴에 스펙 항목이 있는 에어컨 제품. [자료: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쳐]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