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픽사 신작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가 중동·아시아 14개국에서 상영을 허가 받지 못했다고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세계 최대 영화시장인 중국도 포함됐다. 중국 당국이 일부 장면을 삭제하고 영화를 상영할 것을 요구했지만, 라이트이어 제작자인 게린 서스맨과 월트디즈니컴퍼니 측에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문화권인 아랍에미리트(UAE) 문화·청년부 소속 미디어 규제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버즈 라이트이어'가 콘텐츠 심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극장 상영이 불허됐다고 발표했다. 이 외에도 이집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레바논 등이 상영을 금지했다.
이들 국가가 상영 불허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동성 간 키스장면이 문제된 것으로 로이터는 분석했다.
‘버즈 라이트이어’에는 주인공의 절친한 여성 동료가 동성부부로 등장해 짧게 입맞춤하는 장면이 담겼는데, 이슬람 문화권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동성애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UAE는 동성애 시 최대 징역 14년(아부다비 기준)에 처한다.
‘버즈 라이트이어’의 주연성우 크리스 에반스는 LGBTQ(성소수자) 문제와 관련해 “사회의 포용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한 단계 나아가는 흐름 속에 있어 좋다”며 “그러지 않는 곳이 있다니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개봉한 디즈니마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도 비슷한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상영을 금지당했다. 영화 속 여성 부부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한편, ‘토이스토리’ 시리즈의 프리퀄 격인 ‘버즈 라이트이어’는 우주비행사들이 미지의 행성에서 펼치는 모험을 다루는 SF 애니메이션이다. 오는 15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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