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를 전 계열사로 이식하는데 시동을 걸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아닌 계열사 앱에서도 통합자산조회와 자산관리 등 마이데이터 핵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하기로 했다. 계열사 외에 타 금융사와 비금융 기업의 앱에서도 우리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는 '화이트라벨링' 전략에 속도를 낸다.
15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최근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들 대상으로 '우리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로 계열사 앱에서 우리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 요건을 점검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에서 마이데이터 본허가 사업자를 획득한 계열사는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다. 우리은행은 화이트라벨링 전략으로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금융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 앱에서도 우리은행의 통합자산조회와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할 계획이다.
화이트라벨링은 우리은행이 준비해온 핵심 마이데이터 서비스다. 자산통합조회에 대한 사용자 수요가 상당한 점을 감안해 다양한 앱에서 우리마이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착안했다.
타사 앱에서 우리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우리은행 로고 등은 새기지 않고 해당 앱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원뱅킹 앱에서는 '우리마이데이터' 서비스 로고를 사용하지만 화이트라벨링을 이용한 서비스에서는 별도 식별 로고가 없어 특정 은행의 서비스 여부가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은행은 화이트라벨링 전략으로 우리마이데이터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화이트라벨링을 적용한 제휴 앱 이용 고객은 별도 은행 앱에 접속하지 않고도 통합자산조회나 자산관리 서비스를 부가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실제 이체·송금 등 금융 업무는 제한되지만 전체 자산조회에 대한 사용자 수요가 상당한 만큼 화이트라벨링 효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우리은행의 화이트라벨링 서비스는 금융 앱에서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플랫폼 금융 강화 전략 일환이다. 대부분 금융사가 자사 앱을 중심으로 여러 콘텐츠와 서비스를 담아내고 있지만 우리은행은 동일한 목표를 다른 방식으로 구현한 게 눈에 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용자가 애용하는 앱에서 우리마이데이터를 이용함으로써 우리은행은 고객을 확보하고 사용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누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한다”며 “은행 플랫폼에 모든 것을 다 담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앱에 우리마이데이터를 이식해 장악력을 높이는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 계열사를 시작으로 다른 금융·비금융 기업과의 제휴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주요 기업들과 화이트라벨링 서비스 제휴를 논의하고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