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부품업계가 '울며 겨자 먹기'로 직원 휴직 조치에 나선다. 반도체 공급난과 핵심 생산기지인 중국의 도시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생산 차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닛산,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제조사에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이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시 휴직 조치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각 기업이 시행하는 일시 휴직은 고용주와 노동자의 고용계약은 유지하면서 급여를 줄이는 형태다. 일본 노동기준법은 일시 휴직 시 기존 급여의 60% 이상을 지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현재 일본 자동차 부품업계에는 약 70만명이 종사하고 있다.
닛산을 고객사로 둔 자동차 외장부품 전문업체 팔텍은 설계 부문을 제외한 국내 종업원 8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일시 휴직을 실시한다. 임원 이외 직원에게 급여의 90%를 지급한다. 차량용 좌석을 만드는 다치에스도 공장 근로자 50명에게 10일간 일시 휴직을 시행했다. 운전석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마렐리도 본사, 연구소 등 3곳에 일시 휴직을 적용하기로 했다. 일본 내 공장 15곳에서도 휴직 일정을 정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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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협력사인 도요타합성은 이달 말까지 일본 내 모든 직원을 하루씩 쉬게 한다. 관리직 이외 직원에게 80% 수준 일당을 지급한다. 혼다를 주 거래처로 둔 무시사정공도 지난달부터 3일가량을 일시 휴직하기로 했다. 통상 완성차 제조사는 충분한 부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실제 생산일 기준 1개월 이전에 협력사에 생산계획을 알린다. 부품업체는 이 계획을 기반으로 원자재를 조달하고 인력을 확보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세계적으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중국에서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하면서 완성차 생산계획이 틀어졌다. 이에 따라 부품 발주량이 크게 줄면서 협력사들도 타격을 입게 됐다.
닛케이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달 2회에 걸쳐 6월 생산계획을 수정했다. 당초 월 약 95만대에서 80만대 수준으로 낮췄다. 닛산도 계획을 재검토 중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