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 투자자 "머스크, 피라미드 사기…330조원 물어내"

일론 머스크 도지코인 밈.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일론 머스크 도지코인 밈.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도지파더’를 자칭하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30조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에 휩싸였다.

가상화폐 투자자 키스 존슨은 1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머스크와 테슬라, 스페이스X를 상대로 2580억 달러(약 332조 2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전했다.

존슨은 도지코인 폭락으로 손해를 본 모든 사람을 대표해 집단소송 형식으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지난해 5월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지지한 이후의 시가총액 하락분(860억달러, 약 110조원) 세배로 손해배상 청구액을 설정했다.

그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도지코인 피라미드 사기(폰지 사기)에 의해 돈을 사취당한 무고한 미국인’이라고 지칭하는 한편, 피고(머스크, 테슬라, 스페이스X)들에 대해 ‘도지코인 가격을 부풀린 불법 공갈 기업’이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피고들은 도지코인이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득을 취하기 위해 이 코인을 홍보했다"며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금전적 이익과 즐거움을 위해 도지코인 피라미드 사기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한 머스크의 도지코인 홍보 행위를 금지하고 연방법과 뉴욕주법에 따라 도지코인 거래는 도박에 해당한다는 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원고는 가상화폐에 내재 가치가 없다는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 등의 발언을 소장에 첨부했다. 다만, 피고가 피라미드 사기를 저질렀다는 주장의 구체적인 증거는 알려지지 않았다.

도지파더를 자칭한 일론 머스크 CEO. 5월 8일(현지시간) SNL에 출연해 던진 농담으로 도지코인 가격이 폭락했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도지파더를 자칭한 일론 머스크 CEO. 5월 8일(현지시간) SNL에 출연해 던진 농담으로 도지코인 가격이 폭락했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머스크는 지난해 4월 자신을 ‘도지아빠(Dogefather)’라고 지칭하는 등 밈(유행) 코인에 불과했던 도지코인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바로 다음달에 NBC방송 ‘새러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해 도지코인은 사기라고 농담해 가격 폭락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도지코인 가격이 머스크의 한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오간 것이다. 아울러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전체적인 하락세를 맞으면서 도지코인은 역대 최고가 대비 약 92% 하락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액세서리와 장식품 등을 파는 온라인 숍에서 도지코인 결제를 허용했고, 머스크는 최근 스페이스X에도 도지코인 결제 기능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스페이스X 직원들은 최근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논란, 성추행 의혹, 정치적 발언 등과 관련해 "머스크 때문에 당혹스럽다"는 비판 서한을 경영진에게 전달했고 회사 측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