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등으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2018년 이후 최고치인 2100원대에 이른 가운데 올해 하반기 상품성을 대폭 강화한 전기차가 쏟아진다. 출시를 앞둔 전기차들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0㎞에 이르는 모델이 다수 포함돼 기름값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 구매 심리를 자극한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판매를 준비 중인 신형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6', 기아 'EV6 GT', 메르세데스-벤츠 'EQB' 'EQE', BMW 'i7', 아우디 'Q4 e-트론', 폭스바겐 'ID.4' 등이다. 앞서 상반기 출시했으나 물량 부족 등으로 실제 출고량이 미미했던 쉐보레 '볼트 EV'와 '볼트 EUV',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등도 하반기 중 본격 출고를 시작할 계획이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신차는 현대차 아이오닉6다. 현대차는 다음달 14일 개막하는 '2022 부산국제모터쇼'를 아이오닉6 데뷔 무대로 택했다.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첫 세단형 전기차다. 77.4㎾h 배터리 탑재하고 성능 최적화를 통해 1회 현대차그룹 전기차 가운데 가장 긴 충전 주행거리 500㎞를 목표로 개발했다. 외관은 공기 역학 설계를 거친 프로페시 콘셉트카 디자인 요소를 계승해 매끈한 라인을 보여준다.
기아는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를 출시한다. 제로백 3.5초의 고성능 전기차다. 최고출력 584마력, 최대토크 75.5㎏·m 수준으로 포르쉐 911, 람보르기니 우루스 등 슈퍼 스포츠카와 대등한 수준의 힘을 지녔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유럽 WLTP 기준 405㎞, 가격은 72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수입차 중에는 벤츠가 강력한 상품성을 갖춘 EQB와 EQE 2종을 연달아 내놓고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EQB는 벤츠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B 기반 전기차다. GLB처럼 7인승 시트 구성을 제공해 실용성을 강조했다. 66.5㎾h 배터리를 탑재한 EQB는 WLTP 기준 419㎞를 달릴 수 있다.
벤츠 E클래스 기반 전기차 EQE도 주목된다. EQS에 이어 벤츠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한 두 번째 모델이다. 90㎾h 배터리를 탑재해 WLTP 기준 660㎞ 주행이 가능하다. 국내 인증 시 500㎞ 이상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3120㎜ 휠베이스로 E클래스보다 넉넉한 공간을 구현했다.
아우디 Q4 e-트론과 폭스바겐 ID.4도 기대를 받고 있다. Q4 e-트론과 ID.4는 각 브랜드 최초의 콤팩트 전기 SUV다. 두 신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WLTP 기준 520㎞ 수준이며, 독일 현지 가격은 50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국내에서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할 경우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보조금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주요 대도시는 남은 물량을 하반기로 합산할 계획이어서 지역에 따라 하반기 보조금 여건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기차 시장 확대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