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보드게임에 이어 전자게임을 개발해 소속 공무원 교육에 활용한다. 국내 공무원뿐 아니라 세계 세관공무원, 관세사, 무역업체, 통상학부 대학생 등도 활용할 수 있도록 영문 버전까지 개발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인재개발원이 품목분류 교육에 사용할 전자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품목분류는 관세 행정의 핵심 업무다. 각종 무역상품을 종류별, 산업별, 생산단계별 등 논리적 체계에 따라 그룹화하고 성분, 가공방법, 포장형태, 품질, 기능, 용도 등에 따라 배열하는 행위다.
1983년 세계관세기구(WCO) 주관하에 '통일상품명 및 부호체계에 관한 국제협약'이 제정된 이후로 관세 공무원은 필수적으로 숫자 코드를 암기해야 하나 매년 신제품이 출시되는 국제거래상품 특성상 코드를 매번 외우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관세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을 개발한다. 쉽고 재미있게 암기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관세청은 기존 개발한 품목분류 2단위 속견표를 교육하는 게임에 품목분류 4단위, 1228개 상품 중 전국세관 수입실적 상위 100대 품목을 추가한다.
품목분류 지식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류 -호 분류체계를 단계별로 접근한다. 여기에 경쟁을 가미한 순위 리더보드를 운영해 자발적 반복게임 유도 효과와 함께 개인별 숙달도 측정한다. 특정 품목군에 때해 가공도에 따른 각 류별 연계 체계도를 추가해 품목분류 이해도 향상을 꾀한다.
관세청이 새롭게 개발하는 게임은 단순히 게임적 요소를 포함한 기능성 게임에서 나아가 장르, 시나리오 등이 포함된 게임을 지향한다. PC와 안드로이드를 지원한다. 개발 완료 후에는 영문화 버전을 제작할 계획이다.
관세청은 품목분류 교육에 보드게임을 활용한 경험이 있다. 관세인재개발원 교수와 교육생들은 “시작부터 관심과 흥미를 유발해 가장 어렵고 재미없던 과목이 재미있는 과목이 됐다”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 경험을 고도화한 PC 게임 개발을 통해 세관공무원, 관세사, 무역업체, 통상학부 대학생 등 모든 세대가 어려운 숫자 기반 품목분류를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세청의 행보에 게임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게임의 긍정적 요소를 활용하는 시도가 게임업계 밖에서 지속 일어난다면 여전히 사회 기저에 남아있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몰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이용장애, 자기 조절 실패 등 부정적 인식을 '게임은 문화다'와 같은 공허한 캠페인보다 더 잘 바꿀 수 있는 실질적인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