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가 우리나라 최초로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에 도전한다. 오는 9월 열리는 ISO 총회에서 조 후보자가 당선되면 우리나라가 ISO 국제표준 개발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룰 세터(rule-setter)'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가 2년 임기로 ISO 차기 회장 선거에 입후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우리나라 최초 ISO 회장 입후보 사례다.
ISO는 표준 수 기준 세계 최대 규모 표준기구다. ISO 회장은 총회와 이사회 의장으로서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조 후보자는 ISO가 최근 관심을 갖는 시장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 가능한 국제표준 개발 시스템 구축을 주도해 나갈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2020년부터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 현대모비스에서 최고경영자로서 전기차 등 미래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이끄는 등 리더십과 의사소통 역량을 입증해왔다. 2012년에는 현대차 미국기술연구소 법인장을 지내는 등 다양한 국제경험을 통해 국제표준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높은 수준의 영어 구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다양한 산업군과 소통하며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는 대표 산업계 인사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공학기술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이며 지난해 10월부터는 자율주행산업협회 초대 회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국표원은 조 후보자 추천 배경으로 ISO 내부 산업계 출신에 대한 선호도를 꼽았다.
이상훈 국표원장은 “국표원은 신산업 분야 중심으로 치열해지고 있는 국제표준 선점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ISO 회장 입후보를 준비해왔다”며 “ISO 회장 자격 요건과 산업계 출신에 대한 ISO 커뮤니티 선호도를 고려해 조 후보자를 추천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표원은 조 후보자가 당선되면 ISO가 추진하는 개혁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우리나라가 '룰-세터'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표원은 국가별 활동 순위에서 8위에 오른 국제표준화 활동 성과와 산업화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ISO 회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현재 이상훈 국표원장이 ISO 이사로 활동하고 있고 한국인 41명이 산하 기술위원회 의장과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오는 9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국제표준화기구 총회에서 정회원 124개국 투표 최다 득표자가 차기회장으로 당선된다. 당선자는 2023년 임기가 만료되는 울리카 프랑케 회장과 함께 당선자 신분으로 1년간 활동한 뒤 2024년 공식 취임한다. 현재 조 후보자 이외에 데청 왕 중국 기계화학연구총원 이사장이 출마한 상황이다.
국표원은 지금까지 구축한 국제표준화기구 회원국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활용해 회원국별 양자 면담, 지역표준화기구 대상 홍보를 전개하는 등 조 후보자 선거 활동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조성환 후보자는 “국제표준은 기술개발과 공정 운영을 올바르고 안전한 방향으로 이끄는 가이드라인”이라며 “회원국 다양한 요구와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도전에 긴밀하게 대처해 (ISO가) 국제사회 위기극복을 선도하는 조직으로 발전하도록 역할과 기능을 보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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