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누리호, 실패해도 낙담 말자

20일 발사대 기립 및 고정작업이 완료된 누리호.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일 발사대 기립 및 고정작업이 완료된 누리호.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가 다시 발사대에 우뚝 섰다. 누리호는 지난 15일 기립했다가 산화제 레벨 측정 시스템 오류로 발사가 연기됐다. 21일 오후 4시 2차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독자 기술로 1톤 이상의 실용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7번째 국가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번 발생한 산화제 탱크 내 레벨 센서 오류 문제는 해결됐다. 기술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날씨가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누리호는 발사 후 14분 57초 후면 목표 고도인 700㎞에 다다른다. 목표 궤도에 올랐는지 30분 동안의 데이터를 확인하면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성공하게 되면 우리나라도 우리가 원할 때 언제든지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게 된다. 누리호 2차 발사는 성공 여부를 떠나 우주 강국의 입지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다.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는 2단 로켓 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이 러시아 기술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때부터 우주기술 독립을 목표로 2조원 가까운 돈과 10년의 시간을 투입했다. 누리호는 1, 2, 3단 로켓과 발사대 설비까지 모두 100% 우리 기술로 만든 국산 우주로켓의 총아다.

누리호는 300여개 기업과 정부,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국민의 관심을 모아 완성됐다. 성공 여부를 떠나 2027년까지 5회 정도 더 발사할 예정이다. 향후 달 탐사에 이어 미지의 여정을 떠나는 우주 대항해 시대를 여는 프론티어 역할을 하게 된다.

누리호 2차 발사가 실패하더라도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 실패는 곧 성공의 어머니다. 미국, 러시아 등 우주 강국 역시 잇따른 실패를 딛고 현재의 위치에 올라섰다. 2차 발사가 우리나라 우주기술 경쟁력을 직시하고 한발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