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공개 방식이 시리즈 전체를 한 번에 공개하는 '빈지 오픈'이 아닌 매주 한두 편을 순차 공개하는 방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수급하는 시리즈물을 제외한 OTT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가 대부분 매주 순차 공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OTT 사업자가 매달 꾸준히 가입자를 유지하고 유치하기 위해 빈지 오픈이 아닌 주단위 공개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요금이나 IPTV·케이블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처럼 1~3년 특정 기간 약정이 없는 OTT 요금제 특성상 시리즈가 종영될 때까지 몇 주간에 걸친 에피소드별 순차 공개가 빈지 오픈보다 고객 유지에 유리하고 작품 관련 화제성을 지속할 수 있다.
웨이브는 서비스 초기 공상과학(SF) 옴니버스 영화 'SF8', 시리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유 레이즈 미 업' 등 일부 콘텐츠에 한해 빈지 오픈을 택했지만 순차 공개 비중을 높였다. 티빙은 시리즈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 '괴이'를 제외한 다수 오리지널 콘텐츠를 순차 공개했다. 왓챠와 디즈니플러스·애플TV플러스도 오리지널 시리즈를 매주 한두 회차씩 선보였다.
국내 시청자가 매주 한두 편씩 드라마를 보는 게 익숙한 데다 보기 시작하면 최소 5시간 이상 투자해야 하는 '빈지 워치(전편 몰아보기)' 부담에 따른 결과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빈지 워치로 이름을 알린 넷플릭스만 여전히 빈지 오픈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킹덤:아신전' '기묘한 이야기 시즌4'처럼 기존 6~10편이던 시리즈 회차를 한두 편으로 줄인 작품도 나왔다.
OTT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콘텐츠를 수입, 제공하는 과정에서 시청 행태를 살핀 결과 매주 적당량의 콘텐츠를 시청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빈지 오픈으로 화제성이 극대화되거나 결말이 알려져도 영향이 크지 않은 작품을 제외하곤 순차 공개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기 OTT 콘텐츠를 방송채널에 편성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티빙 '여고추리반' '술꾼도시 여자들' '내과 박원장' 등 오리지널을 tvN 등 CJ ENM 채널에 편성했다. 웨이브는 'SF8'이 대표적이며 지상파·종편 등과 동시 공개, TV 본방송 직후 OTT 공개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한편 OTT 수 확대와 콘텐츠 경쟁 심화, 접근성 등 시청 편의로 세계 OTT 콘텐츠 시장은 매년 10% 성장률을 기록, 2028년 360조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코헤런트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012억달러 규모였던 OTT 콘텐츠 시장은 2028년 2.5배 이상 성장한 2760억달러(한화 359조766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