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그래핀 3D 구조화로 독성 낮추고 전도성 높인 수화젤 개발

생체 전극·세포 지지체 등 다양한 의공학적 응용 가능
이재영 교수팀, 화학 공학저널 게재…“금속 전극 대체”

국내 연구진이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3차원(D)으로 구조화해 인체 내에서의 독성을 낮추고 전기 전도성은 높인 다기능 수화젤을 개발했다. 향후 금속 기반 전극을 대체하는 생체전극 등에 활용할 전망이다.

전도성 생체재료는 세포나 조직과 전기신호를 효율적으로 매개해 심장·근육 등 인체 내 전기 활성 조직의 재생을 위한 세포지지체(스캐폴드)와 생체전극 등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금속 기반의 물질로 이뤄져 생체에 이식했을 때 염증을 유발하거나 접촉 효율이 저하되는 등 삽입형 생체재료로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고 부드러우면서 유연한 전도성 수화젤에 대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수화젤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다량의 전도성 물질이 생체 독성을 유발하고 수화젤이 굳게 만들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재영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수화젤 내에 전도성 물질 함량 대비 향상된 전도도를 위해 그래핀 배치 및 정렬을 조절함으로써 3D 그래핀 네트워크를 갖는 수화젤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생체전기 신호 측정, 압력·변형 전극, 바이오 프린팅 잉크, 세포 지지체로의 유용성을 제시했다.

그래핀 네트워크가 포함된 전도성 수화젤 개발 및 의공학적 응용분야 모식도.
그래핀 네트워크가 포함된 전도성 수화젤 개발 및 의공학적 응용분야 모식도.

연구팀은 그래핀 3D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마이크로 비즈(직경 약 30㎛ 아가로오스 하이드로젤)에 그래핀을 코팅하고 표면 전하에 의한 상호작용을 유도해 표면 전하에 의한 입자 간 응집으로 자가 조립해 과립형 수화젤을 제작했다. 이를 표면 전하에 의한 입자 간 응집으로 반죽형 수화젤을 만들었다. 반죽형 수화젤을 열처리하면 마이크로 비즈는 열에 의해 녹아 그래핀 층들 사이로 이동하고 비즈 위에 코팅된 그래핀은 서로 연결돼 전체적으로 3D로 연결된 그래핀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3D 프린팅, 생체 전극, 생체 센서, 세포 지지체 등 실제 의공학적 응용분야에 활용한 결과.
3D 프린팅, 생체 전극, 생체 센서, 세포 지지체 등 실제 의공학적 응용분야에 활용한 결과.

연구팀은 3D 프린팅 및 주조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전도성 수화젤을 제작했고 이렇게 제작된 수화젤은 기존 연구와 비교해 전체 수화젤 부피의 0.15%에 해당하는 매우 적은 그래핀 양으로도 20㎳/㎝ 수준의 높은 전도도를 보였다. 이는 같은 양의 그래핀으로 구조화하지 않는 대조군보다 약 5배 정도 높은 전도도 값이다. 우리 몸의 근육과 유사한 130킬로 파스칼(㎪) 탄성도를 보여 생체에 사용하기에 적절한 기계적 유연함을 갖는 것을 확인했다.

이재영 교수는 “소량의 전도성 물질을 사용해 독성의 위험을 낮췄고 수화젤의 전도성과 생체적합성을 향상하면서 동시에 인체 조직과 같은 유연함을 가진 수화젤을 제작했다”며 “향후 금속 기반의 전극을 대체해 인체에 활용될 수 있는 생체적합하고 더욱 효율적인 전극, 센서 및 조직공학용 지지체로의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사업과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화학공학 분야 상위 2.45% 논문인 '화학공학 저널' 온라인에 게재됐다.

이재영 GIST 교수(오른쪽)와 박중건 박사과정생.
이재영 GIST 교수(오른쪽)와 박중건 박사과정생.
이재영 GIST 교수(오른쪽)와 박중건 박사과정생.
이재영 GIST 교수(오른쪽)와 박중건 박사과정생.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