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이 탄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해 제조판매품목 허가를 신청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에 대해 임상시험 최종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스카이코비원멀티주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항원 단백질을 투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합성항원 방식 코로나19 백신이다. 18세 이상 성인의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허가를 받았다. 항원바이알과 동봉된 면역증강제(AS03)를 혼합한 0.5㎖를 4주 간격으로 총 2회 접종한다.
이번 허가로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치료제(렉키로나주, 2021.2.5 허가)와 백신(스카이코비원멀티주)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치료제와 백신을 모두 확보한 나라는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다.
식약처는 “우리나라 기업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단계에서부터 임상시험, 생산관리, 최종 허가까지 전 과정에 걸쳐 국제 심사기준에 따라 안전성, 효과성, 품질에 대한 평가를 이뤄냈다”고 전했다.
스카이코비원멀티주 허가를 계기로 국내 바이오 업계는 글로벌 백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멀티주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목록(EUL) 등재를 추진 중이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글로벌 백신 공급도 준비하고 있다. 스카이코비원멀티주는 냉장보관(2∼8℃)이 가능해 초저온 유통 장비를 갖추지 못한 국가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 기술을 활용, 백신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주에 대응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과 협력해 코로나19,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등과 그에 관련된 변이주가 속한 '사베코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코로나가 재확산할 경우 국산 백신의 역할이 커질지 주목된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6월 9일 이후 20일 만에 처음으로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넘었다”며 “감염재생산지수도 4월 말 0.7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계속 증가해 어제(28일)는 1.0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이 총괄조정관은 “이미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에서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공통적인 원인으로 BA.4, BA.5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여름 휴가철 이동량의 증가가 지목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고, 여름 이동량이 증가하고 있어 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의 개발은 정부와 보건당국, 글로벌 기구와 기업, 연구기관, 그리고 불철주야 백신 개발에 힘써온 우리 구성원들의 노력이 바탕이 됐다”며 “앞으로도 자체적인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해 새로운 팬데믹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