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가 한국 수학자로는 처음으로 필즈상을 받는다.
허 교수는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국제수학연맹(IMU) 필즈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가운데 한 명으로 호명됐다.
허 교수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을 보유했지만, 두 살 때 부모와 함께 서울에 온 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물론 고등학교 자퇴 후 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모두 마친 '토종 한국 수학자'다. 허 교수는 박사 과정을 위해 미국으로 유학길을 떠난 이후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 등 오랜 수학 난제들을 하나씩 증명하면서 수학계에 명성을 떨쳤다.
리드 추측은 채색 다항식을 계산할 때 보이는 계수의 특정한 패턴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1968년 제기된 수학계 난제 가운데 하나였다.
허 교수는 뛰어난 연구 업적과 왕성한 연구 활동으로 앞서 사이먼스 연구자상, 삼성 호암상, 뉴호라이즌상, 블라바트닉 젊은과학자상 등을 받은 바 있다.
허 교수가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받은 필즈상은 아벨상과 함께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노벨상에 수학 분야가 없어 수학계의 최고 권위 상으로 꼽히는 필즈상은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ICM) 시상식에서 수여된다.
뛰어난 수학적 성과를 보인 젊은 수학자 최소 2명에서 4명이 상을 받는다. 특히 40세 미만 학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생의 학문적 업적을 평가하는 아벨상과 구분된다.
현재까지 총 60명이 상을 받았다. 미국과 프랑스 출신자가 많고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인이 3명, 중국계 미국인 1명, 베트남계 프랑스인 1명 등이 받았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