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9년 완공 이래 프랑스 파리의 상징이 된 에펠탑이 부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에펠탑이 빠르게 부식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보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기밀 보고서가 최근 프랑스 언론에 유출됐다.
프랑스 잡지 '마리안느'가 입수한 해당 보고서는 현지 부식방지 전문 회사 엑스피리스가 2014년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펠탑 표면의 전체 페인트층 가운데 단 10％만이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부분에서는 페인트층이 벗겨져 6300톤(t)의 철이 그대로 외부에 노출돼 있다.
2016년 엑스피리스가 작성한 또 다른 보고서는 에펠탑에서 884개의 결함이 발견됐고, 그중 68개는 구조적 결함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베르나르 지오반노니 엑스피리스 대표는 마리안느와의 인터뷰에서 “에펠탑과 관련해 수년째 작업을 하고 있다. 2014년에 이미 부식을 해결하는 게 극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페인트층을 완전히 제거한 뒤 부식을 보수하고 다시 도색하는 등 전면적인 수리에 나설 것을 권고했으나, 에펠탑 운영사를 소유한 파리 시의회는 페인트를 단순 덧칠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현재 에펠탑에선 6000만유로(약 810억원)의 비용이 드는 페인트칠이 진행 중이다. 이는 에펠탑이 설계된 후 20번째 덧칠이다.
이와 관련해 마리안느는 에펠탑을 폐쇄할 경우 초래될 관광 수입 감소를 우려해 전면 보수를 선택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파리 시의회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에펠탑 출입이 8개월 동안 중단됐을 때도 에펠탑 보수에 착수하지 않은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