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하늘에서도 빛을 발하는 ‘야광운’이 미국, 캐나다, 영국, 유럽 등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놀랍도록 아름다운 광경이지만 이는 이상기후가 만들어낸 현상일 수 있어 과학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씨넷 등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관측우주선 AIM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최근 며칠간 15년 만에 가장 선명하고 많은 야광운이 미국에서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름처럼 밤에도 빛나는 구름 ‘야광운’(Noctilucent Clouds, NLC)은 80~85km의 매우 높은 고도에서 형성된다. 보통의 구름이 대류권, 즉 고도 10km 내외에서 형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차이는 더 극명하다.
야광운이 처음으로 관측된 시점은 1885년. 관측 2년 전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타우 화산이 폭발한 여파로 화산재가 지구 상공으로 올라가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로부터 수십년 간 야광운은 고위도 지방에서만 종종 관측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남하하더니 미국의 유타주와 네브라스카주 등지에서도 발견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름다운 야광운이 밤 하늘을 장식했음에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이 현상이 스페이스X 등 민간 우주기업이 이끈 로켓 발사 빈도 증가와 산업화가 촉발한 이상 기후 때문에 남하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콜로라도 보더 대학의 코라 랜덜 교수는 “야광운이 중위도에 급증한 시점은 2007년으로, 이는 스페이스X 등 로켓 발사가 현저히 증가한 시점과 맞물려 떨어진다”고 말했다. 로켓의 배기가스가 방출한 수증기가 매우 건조한 중간권 계면에 닿아 구름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야광운은 기후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의 산물일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이산화탄소는 대류권에서는 열을 붙잡아주는 온실가스 역할을 하지만 중간권 같은 높은 고도에서는 오히려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중위도의 높은 하늘을 극지방의 하늘만큼 차가워지게 만들어 야광운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야광운의 형성 원인이 민간 우주산업의 영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과학자들은 야광운이 ‘탄광의 카나리아’가 될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