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내한공연을 앞두고 공식 홈페이지에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공개했던 미국 인기 팝 밴드 마룬5(Maroon 5)가 문제가 된 이미지를 삭제했다.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공식 사과가 없는 점은 아쉽지만,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일 가요계에 따르면 마룬5 측은 이날 오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일본 전범기 형상 이미지를 없앴다. 해당 이미지가 있던 자리는 멤버들 이미지로 대체됐다.
앞서 지난 3일 마룬5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을 포함한 월드투어 일정을 공개했다. 이들의 내한공연은 2019년 2월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당시 공식 홈페이지에는 마룬5 문구 뒤에 욱일기 형상이 흑백으로 처리됐다. 욱일기는 일장기의 붉은 태양 문양 주위로 붉은 햇살이 퍼져나가는 모양의 깃발을 가리킨다.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 상징으로 인식되며 전범기로 통해 한국 등 일제 피해국에서는 금기시된다.
논란이 커지자 내한공연 주최 측은 마룬5 측에 국내 팬들의 우려를 전달했고, 이 같은 점이 고려돼 홈페이지 이미지가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7일 소셜미디어(SNS)에서 “큰 논란이 됐던 마룬5 홈페이지 상단에 그려졌던 욱일기 문양이 없어졌다”며 “이 모든 게 우리 누리꾼들 덕분이다. 특히 팔로워들 애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어 “마룬5 측에 지속적인 항의를 함께해 주고, 욱일기 문제와 관련한 여론이 형성되다 보니 내한 공연 주최 측에서도 마룬5 측에 우려를 전달했다”며 이 모든 상황이 욱일기를 없앨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공식 사과가 없는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이번 사례는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에 좋은 선례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서 교수는 이처럼 누리꾼들과 힘을 모아 욱일기 문양을 없앴던 사례들을 묶어 조만간에 다국어로 된 '사례집'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지금까지 사용하는 욱일기를 발견하면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바로 제보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마룬5는 오는 11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한국 팬들을 만난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