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초월(meta)과 세계·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하는 디지털 세계를 의미한다. 초월을 뜻하는 메타는 헬라어(μετα)로 '함께, 앞, 뒤'를 의미하는 시간의 흐름과 공간 이동을 포함하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세상으로 시공을 초월하는 현존감을 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지능형 실감 영상과 디지털 가상현실, 사물인터넷이 고도화되고 접목되면서 디지털세상과 물리적 세상이 융합돼 새로운 초월적 즉 메타버스 세상이 전개되고 있다. AI기술로 물리적 현실 인물이 디지털 가상 아바타로 변화해 디지털 세상에서 생활하기도 하고 반대로 디지털 가상 인물이 물리적 현실에서 생활하기도 하며 디지털 세상과 물리적 세상이 융합돼 구분되지 않는 메타버스 세상이 구현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미래 메타버스
미래를 선도하는 빅테크 기업인 MS,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테슬라 공통점은 모두 메타버스를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1년 10월 28일 월간 이용자 27억명의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 서비스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를 회사의 미래로 정하고 올해에만 12조원을 투자하며 호라이즌(Horizon)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MS는 3차원 홀로그래픽 아바타를 활용한 영상회의 '메쉬(Mesh)' 플랫폼을 중심으로 거대한 메타버스로 연결 통합하고 있다. MS는 기업용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에지컴퓨팅 등 다양한 기술을 패키지로 공급하고자 한다. 그리고 MS는 작년 증강현실(AR) 홀로렌즈를 출시하고 이를 현실과 디지털을 합성하는 혼합현실(MR) 렌즈로 발전시키고 있고 2022년엔 세계적인 게임회사 블리자드 엑티비전을 82조원에 인수하며 메타버스 사업을 공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AI의 강자 구글도 AI와 함께 AR 및 MR를 구현하는 스마트 글라스를 개발하는 프로젝트 아이리스(Project Iris)와 3D 영상 채팅 메타버스 스타라인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메타버스 사업을 본격화했다. 애플 역시 CEO 팀 쿡이 “메타버스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애플은 메타버스를 주도할 것”이라고 한 것처럼 메타버스 하드웨어와 메타버스 소프트웨어를 통한 메타버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때 메타버스를 거품이라고 비난했던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그가 스타트업 뉴럴링크를 통해 개발하고 있는 뇌신경 기반 신기술로 인간의 뇌와 메타버스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로 활용하기 위해 최근 55조원을 투자하는 트위터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또 세계 최대 온라인 커머스 업체인 아마존도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고 중국의 대표적 선도기업인 알리바바, 텐센트 및 틱톡의 바이트댄스도 모두 메타버스를 미래 주요 사업으로 삼고 진출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도 제조와 서비스에 메타버스를 접목하고자 개발하고 있고 네이버와 카카오 및 SK텔레콤도 메타버스를 미래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AI 메타버스를 장악하는 자가 미래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글로벌 선도기업의 메타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메타버스의 미래 예측과 전망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07년 출간된 '특이점이 온다'라는 저서에서 '2020년대 후반이 되면 가상현실은 현실과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교해진다. 오감을 충족시킴은 물론 신경학적 방법으로 감정을 자극한다. 2030년대가 되면 인간과 기계, 현실과 가상현실, 일과 놀이 사이에는 어떠한 경계도 없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돼 초지능·초연결·초실감이 구현되면서 예측은 현실이 되고 있다. 한류의 대표적인 걸그룹 블랙핑크는 메타버스로 팬 사인회를 실시해 세계에서 4600만명 팬들이 몰려들었다. 세계적인 래퍼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은 포트나이트(Fortnite) 메타버스에서 45분 콘서트 공연에 약 2770만명에 달하는 플레이어가 관람했으며 이를 통해 그는 2000만달러(약 220억원)를 벌어들였다. BTS(방탄소년단)도 신곡을 메타버스를 통해 출시하고 메타버스 아바타와 디지털 메타버스 상품을 통해 500억 이상 수익을 올렸다. 초기엔 게임과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집중되어 있던 메타버스는 제조·금융·물류·유통·사회·문화·국방·교육·관광 등 모든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더구나 메타버스는 정치 분야에도 적용되어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메타버스를 통한 선거 캠페인으로 젊은 표심을 자극했고 국내에서도 새로운 정치 소통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 디지털과 현실 세상이 구분되는 구조가 바뀌어 이들 경계가 허물어지며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메타버스 세상에 입장한 사용자에게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장소에서 현실의 한계를 넘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디지털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를 2020년 4787억달러(약 583조원)에서 2024년 7833억달러(약 955조원)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030년이면 1조5429억달러(약 185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메타버스가 차세대 디지털 경제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 메타버스 특성
미래에는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확산되고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시간·공간을 결합한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메타버스가 출현하게 될 것이다. 미래의 메타버스는 몇 가지 측면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첫째, AI 발전으로 자연어 음성 작동 및 초실감 영상으로 또는 안경처럼 착용감이 편리한 스마트 글라스로 메타버스 작동이 편리하고 상호작용이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둘째, AI, 유무선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확장현실(XR) 기술이 더욱 발전하며 이것이 메타버스에서 융합적으로 적용되면서 시각, 청각, 촉각, 생각, 동작의 오감으로 체감하고 작동되며 시공을 초월하는 현존감이 더욱 생생하게 될 것이다.
셋째, 메타버스는 경제 패러다임을 NFT를 포함한 디지털 가상융합경제로 변화시킬 것이다. 디지털 가상융합경제는 메타버스의 가상융합기술로 산업 간 융합이 확산되고 메타버스 내 현실 세계보다 다양한 문화적·경제적 활동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기술 진화 개념을 넘어, 사회경제 전반 혁신적 변화를 초래함에 따라 메타버스 시대의 경제 전략으로 디지털 가상융합경제가 강화돼 AI와 초실감영상 및 확장기술(XR) 등 범용 융합 기술을 활용해 경제활동 공간이 현실에서 가상융합공간까지 확장돼 새로운 경험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메타버스 변화에 따라 미래 메타버스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특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필자가 5I로 명명한 ①Immersion(몰입감, 현존감) ②Interactive(상호작용 활동) ③Intelligence(초지능 아바타) ④Interpersonal(대인적 사회망) ⑤Interoperability(상호운영적 호환성)라는 메타버스의 핵심 특성이 더욱 원활하게 구현될 것이다.
메타버스 세상을 위한 미래 전략
메타버스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이은 거대한 혁신으로 스마트폰을 이은 세 번째 IT혁명이다. 메타버스는 지금까지 겪어본 적 없는 세계로 우리를 데려갈 것이다. 경제, 산업, 사회, 교육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삶이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쓰일 것이며, 사람끼리 소통뿐만 아니라 AI 기반 디지털 휴먼과 소통도 중요해졌다. 메타버스는 단순히 잠시 지나가는 트렌드가 아니며 새로운 문명으로 불러야 할 정도로 거대하고 빠른 흐름으로 세상을 뒤흔들어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이에 메타버스가 바꾸는 미래 세상에 대응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미래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메타버스로 미래에 우리는 현실 세상과 디지털 세상의 경계 없이 시공을 초월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미래 메타버스는 시공간 제약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우리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 적용돼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한다. 이에 현실에서 모든 활동을 메타버스로 구현해 현실 한계를 넘어 디지털 세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메타버스는 새로운 산업과 비즈니스의 장으로 디지털 가상융합경제를 활성화한다. 거대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활성화돼 이용자들은 메타버스에서 다양한 경제 활동을 편리하게 하며 영역이 갈수록 확장될 것이다. 이에 현실 세계보다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는 메타버스에서 경제 활동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한다.
셋째, 메타버스로 제조와 서비스가 혁신될 것이다. 이에 실시간 메타버스 플랫폼에 현실 공장과 연구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가상공장 '메타팩토리'와 '메타연구실'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해 시공을 초월하여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고 신제품을 연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넷째, 메타버스에서 대체불가토큰(NFT) 서비스와 거래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디지털 세상과 현실 세계 경계가 약해질수록 디지털 기반 소유권 인증서인 NFT가 메타버스에서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미 디지털 콘텐츠뿐만 아니라 가상부동산 '랜드'도 NFT화해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가상부동산 메타버스 공간의 소유주는 메타버스 매장을 열거나 메타버스 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자신만의 공간을 다양하게 꾸밀 수 있게 된다. 이에 메타버스에서 NFT로 디지털 자산을 축적하고 거래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다섯째, 미래에는 메타버스가 현재의 인터넷처럼 언제 어디서나 모든 곳에 적용될 것이다. 이에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와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이에 메타버스 교육을 통해 누구나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메타버스 생태계 기반인 사용자를 확대하게 돼 국내 메타버스 산업과 연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여섯 번째, 메타버스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되어 감에 따른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메타버스를 활용한 비즈니스와 서비스 표준을 선점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다. 이에 메타버스 표준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을 가지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표준화를 선점하는 것은 메타버스 미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미래 전략이다.
영화 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던 상상의 세상이 메타버스로 현실화되면서 메타버스는 우리의 미래를 새로운 세상으로 바꾸어 가고 있다. 미래에는 메타버스가 더욱 정교화되고 현존감이 더욱 강화됨에 따라 현실보다 메타버스에서 더욱 활발하게 경제와 생활 활동이 이루어지는 시점도 오게 된다. 메타버스를 지금부터 타고 준비하는 것은 디지털 세상이 중심이 되는 미래에 생존 발전하기 위한 필수가 되고 있다.
안종배 국제미래학회 회장·대한민국 인공지능메타버스포럼 공동회장
<필자 소개>
안종배 회장은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이자 국내 대표 미래학자로서 국내 미래학과 미래 전략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인공지능과 메타버스에 의한 미래 변화와 미래 전략 연구와 정책 및 미래교육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