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망 축하" 할인 현수막 내건 中 상점 논란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지난 8일 총격으로 사망해 일본 열도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중국 현지의 일부 상점들이 '아베의 죽음을 축하한다'는 현수막을 걸고 할인행사를 벌여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아베 전 총리 사망 후 '1+1 증정' 등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인 중국 상점의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사진 속 현수막엔 “아베의 죽음을 축하한다”며 “3일 동안 밀크티 한 잔을 사면 한 잔을 더 준다”고 쓰여있다.

다른 음식점은 중일전쟁의 발단이 됐던 '7·7 사변'과 아베 전 총리 사망을 언급하며 '맥주 추가 제공 행사를 한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아베 전 총리 사망을 언급하며 '주말 3일간 40% 할인 행사를 한다'고 알리는 현수막도 있었다.

이 현수막들은 일본어로 번역돼 온라인상에 급속도로 퍼졌다. 다수의 일본 누리꾼들은 “중국인의 행동이 역겹다”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고인을 조롱하는 것은 중국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짓이라며 비판했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적 배경이나 정치적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고인에 대한 조롱은 삼가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급진적인 민족주의는 국제적으로 중국의 이미지를 손상시켰고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평론가들의 경고를 전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조전을 보내 아베 전 총리의 죽음을 애도했다.

전일 중국 중앙(CC)TV는 “시 주석이 중국 정부와 인민을 대표해 아베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족에게 위로를 전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조전에서 “아베 전 총리가 재임 중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유익한 공헌을 했다”며 “나도 한때 그와 함께 새 시대의 요구에 맞는 중일 관계 구축에 대해 중요한 합의점에 도달했다. 나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