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이 지난 10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했다. 선거 유세 막판 발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습 사망을 계기로 보수표가 한층 결집하면서 몰표를 받았다.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자고 주장하는 개헌파가 정족수를 넘어서면서 개헌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1일 NHK는 일본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총 63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 보궐 1명을 포함해 총 125명을 선출한 것을 고려하면 과반을 획득하며 대승을 거뒀다. 여권으로 분류되는 공명당은 13석을 확보했다.
총 248석인 일본 참의원은 3년마다 전체 의석수 절반을 새롭게 선출한다. 임기는 6년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여권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차지한 의석수는 기존 70석을 더해 총 146석을 기록했다. 선거 전보다 7석 늘었다.
양당과 함께 헌법 개정을 주장하는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은 이번에 각각 12석, 5석을 얻었다. 헌법 개정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무소속 의원까지 합하면 개헌파는 참의원에서 총 166석을 얻었다. 헌법 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는 정족수인 전체 의석 중 3분의 2를 확보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 이어 2연승했다고 전했다. 특히 선거 직전인 지난 8일 아베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아 사망하면서 유권자의 표심에도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제1 여당인 자민당은 이번 선거 공약인 개헌안으로 △자위대의 헌법 9조 명기 △긴급사태 조항 신설 등 4개 항목을 내걸었다. 특히 영구적 전쟁·무력행사 포기, 전쟁 능력 불보유 등을 규정한 헌법 9조에 자위대 존재를 명시, '전쟁 가능 국가'로 탈바꿈하는 게 핵심이다.
헌법 9조 개정을 평생 숙원으로 내세웠던 아베 전 총리는 사망 전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안정적 지지 기반을 확보해 개헌을 논의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에 정족수를 확보한 개헌파가 헌법 개정안 발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일본에서의 헌법 개정은 참의원·중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과 국민투표 과반 찬성이다.
기시다 총리는 선거 당일 현지 방송에서 “(개헌안 발의 정족수) 3분의 2를 결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발의해 국민투표로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