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5억 수혈한 쌍용차, 2교대로 '토레스' 양산 확대

쌍용차 중형 SUV 토레스
쌍용차 중형 SUV 토레스

쌍용자동차가 무급 순환휴직을 시행한 지 1년 만에 주간 연속 2교대로 다시 전환한다. 흥행에 성공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생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부품 수급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신규 수혈한 805억원을 협력사에 부품대금으로 일부 지급하고 협조도 구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7월 자구노력 일환으로 추진했던 무급휴업에 따른 1교대 전환을 1년 만에 끝내고 주간 연속 2교대를 재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주간 연속 2교대 전환으로 직원들은 1년간 무급 순환휴직을 끝내고 일터로 복귀한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주간 연속 2교대로 운영하던 생산라인을 1교대로 전환하면서 전체 기술직은 50%씩 2개조, 사무직은 30%씩 3개조로 편성해 매월 1개 조씩 순환 무급휴업에 들어갔다.

평택공장 생산능력(CAPA)은 기존 9만대(1교대)에서 17만대(2교대)로 늘어난다. 토레스, 코란도, 티볼리를 생산하는 조립 1라인은 연간 5만대 이상 생산이 가능해진다. 토레스 경우 월 3000~4000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토레스 계약대수는 이달 초 3만대를 돌파했다. 흥행을 현실화하려면 생산 속도를 올려야 한다.

쌍용차는 토레스를 비롯한 차량 생산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부품사에 협조 공문도 보냈다. 새로 유입된 자금도 신차 생산을 위한 원재료 매입과 노무비 지급 등에 우선 배정했다. 인수 예정자인 KG컨소시엄으로부터 500억원을 차입했을뿐 아니라 KDB산업은행에 예치돼 있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계약금 305억원도 법원 승소 판결 이후 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약 805억원으로 급한 불은 끈 상황”이라면서 “협력사에 자재비 100%는 모두 지급하지 못하더라도 30~40%를 지급했고 신차를 판매해 자재비를 추가 지급해 생산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할 회생계획안을 준비 중이다. 이달 말까지 법원에 제출하고, 8월 말 또는 9월 초 채권자와 주주들의 동의를 받는 관계인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새로운 투자자인 KG컨소시엄 자금이 들어오기까지는 최소 2개월 이상이 걸리다. 그 사이 '생산→판매'가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토레스가 시장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생산 물량 증대와 함께 생산라인 운영이 2교대로 변경되는 등 선순환 구조가 마련됐다”며 “완벽한 품질의 토레스 출시로 사전계약을 통해 보여준 고객들의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쌍용차는 토레스를 기점으로 전동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중형급 SUV 전기차를 출시하고,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 프로젝트와 전기 픽업 모델을 2024년 출시할 계획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