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이 합성생물학과 바이오파운드리 분야 발전에 본격 협력한다.
합성생물학은 공학 기술을 활용해 생명체 특성을 변화시키거나,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새롭게 설계·제작하는 연구 분야다.
자연 유래 생명체는 저마다 고유하고 복잡한 시스템으로 이뤄져 구조 그대로를 재현하기 어렵다. 연구개발(R&D) 속도가 느리다.
합성생물학은 인공지능(AI)과 자동화 설비, 표준화 부품·모듈을 사용해 R&D 속도와 효율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어 미래 바이오산업 핵심기술로 주목받는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국가들은 정부 투자를 발판삼아 합성생물학에 AI, 로봇 기술 등을 적용해 제조공정을 자동화하는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하고 기술 주도권 확보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두 기관은 주요 과학기술 강국들을 추격해 기술격차를 좁히고 관련 핵심기술을 선제 확보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번 협력을 도모했다.
또 국내 열악한 바이오파운드리 환경 개선을 위해 공공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공동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두 기관은 지난 6일 '합성생물학 연구 및 바이오파운드리 공동 구축 업무협약' 체결을 마쳤다.
KAIST는 20여 년 전부터 합성생물학과 학문 배경이 유사한 시스템생명공학, 시스템대사공학 분야를 개척해왔다. 세계 최초이자 최고효율을 내는 다양한 세포공장 개발하는 등 세계 수준 연구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합성생물학 분야 인력양성 프로그램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다.
생명연은 10여 년 전부터 합성생물학 전문 연구조직인 '합성생물학전문연구단'을 운영해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해왔다. 최근 '합성생물학연구소'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파일럿 규모 연구용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하는 등 미생물 세포공장, 산업용 효소,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두 기관은 글로벌파운드리연맹(GBA)에도 함께 참여하는 등 우리나라 바이오파운드리 분야 구심점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협력은 정부가 추진 중인 바이오파운드리 사업을 유치하기 위한 계획 수립은 물론 공동 연구 인프라 조성과 향후 원활한 사업 운영 및 활용까지 두 기관이 전방위로 긴밀한 유대를 맺는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이광형 총장은 “합성생물학 속도와 규모, 경제성을 극대화하는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은 바이오산업 시대에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리더십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바이오 분야 첨단 R&D를 이끄는 두 기관이 손을 잡고 국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에 우수 역량을 보탤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장성 원장은 “합성생물학 기술 성패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에 달려있다”며 “우리나라 대표 연구 주체인 KAIST와 생명연 협력으로 바이오경제 실현에 한 걸음 내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 정부는 다양한 기관과 기업이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바이오파운드리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바이오 제조 혁신을 위한 합성생물학 생태계 조성 및 지원 계획도 수립된 상태다. 현재 바이오파운드리 구축 및 활용기술 개발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
김영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