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사업 전략을 재정비해 글로벌 복합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 바이오와 모빌리티, 헬스케어를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고 기존 유통·화학 등 4개 핵심 사업군은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한다.
롯데그룹은 14일 시그니엘 부산 호텔에서 신동빈 회장 주재로 하반기 사장단회의(VCM)를 열었다. 회의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4개 사업군 총괄대표, 각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통상 앉던 맨 앞좌석이 아닌 뒷좌석에 자리를 잡아 참석자들이 유연한 분위기 속에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국제 정세 불안정성 고조와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발생 우려 속에 롯데 사장단은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돌파할 경영 전략과 기업 경쟁력 확대 방안 모색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는 사업 확대와 재편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고도화 방안이 논의됐다. 우선 그룹 주력사업으로 육성하는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바이오 의약품위탁생산(CDMO) △헬스케어 플랫폼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신사업의 비전과 추진 현황, 로드맵 검토가 이뤄졌다.
식품·유통·화학·호텔 사업군은 차세대 식품소재, 수소에너지 등 신성장동력 발굴과 동시에 기존 경쟁력 강화 방안을 검토했다. 지속가능경영 필수 요소로 자리잡은 사회·환경·재비구조(ESG) 활동과 산업안전, 재무, 정보보호 등 리스크가 상존하는 분야에 대한 선제 대응도 강조됐다.
그룹 4개 사업군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 후 처음으로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사업군별 산업 트렌드 및 경영활동 리뷰와 신사업 및 글로벌 사업 추진 계획, 실행력 제고를 위한 조직역량 강화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식품군은 메가브랜드 육성 및 밸류체인 고도화, 성장 인프라 구축 등을 모색한다. 유통군은 조직문화, 사업, 포트폴리오 등에 이르는 혁신을 강조했다. 화학군은 수소에너지, 전지소재, 리사이클·바이오 플라스틱 등 신사업 추진 계획을 밝혔고 호텔군은 사업구조 재편 및 조직체질 개선 전략을 공유했다.
그룹 인프라 구축 역할을 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정보통신도 전략방향을 점검했다. 글로벌로지스는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와 디지털전환(DT)·정보기술(IT) 기반 물류혁신, 사업영역 다각화 계획을, 롯데정보통신은 그룹 밸류체인을 연결하는 DT와 데이터통합, 신성장동력 확보 위한 5대 핵심사업 추진방안을 다뤘다.
이날 회의는 '턴어라운드 실현을 이끈 사업경쟁력'을 주제로 한 외부강연으로 시작했다. 강연과 사장단 발표를 경청한 신 회장은 회의 말미에 경쟁력 있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근본적 변화에 대한 당부와 CEO 리더십 강조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전 그룹사가 모인 만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방안도 모색했다. 앞서 롯데는 송용덕,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가 팀장을 맡는 전사 조직 '롯데그룹 유치 지원 태스트포스팀(TFT)을 구성했다. TFT에서는 식품·유통군이 국내 활동, 호텔·화학군이 해외 활동을 중점적으로 담당한다. 롯데는 향후 TFT를 중심으로 국내외 사업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동원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