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이 검사 출신 중용 인사 등으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당이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전 정권 등 적대세력을 공격하는 '한국 정치의 전통'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인용해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7%로 떨어지면서 긍정·부정 응답률이 역전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초 지지율은 53%였다.
닛케이는 미국에서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을 '허니문'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신정권 출범을 감안해 야당과 언론이 비판을 자제하는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너무 빨리 허니문이 끝나면서 여당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인사'다. 닛케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출신 인물을 요직에 기용하면서 한국 보수 성향 언론조차 '검찰공화국'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또 국민의힘의 내부 혼란도 지지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닛케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 내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정권의 부정·비리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호세력의 결속을 위해 적대 세력을 공격하는 한국 정치의 '전통'이 반복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정책이 대표적 사례다. 한국 여당은 지난 2020년 9월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공무원 사건을 규명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문재인 정권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 피해자가 월북하려 했다는 혐의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닛케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허니문 기간의 지지율 하락이 지난 이명박 정권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출범 이후 70일 20%대, 100일 10%대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당시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 방침에 국민적 반발을 받았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앞으로 국민 여론을 한 데 모이게 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심력' 수준이 한일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추구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에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