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미공개 '자화상' 발견…'농부 여인의 초상' 안에 있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미공개 자화상 엑스레이 이미지와 자화상이 그려져 있던 ‘농부 여인의 초상’. 사진=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빈센트 반 고흐의 미공개 자화상 엑스레이 이미지와 자화상이 그려져 있던 ‘농부 여인의 초상’. 사진=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후기 인상파 거장인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초기 자화상이 137년 만에 발견됐다.

1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에든버러의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은 반 고흐의 1885년 작 ‘농부 여인의 초상’ 속에서 그의 자화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미공개 초상화는 미술관이 오는 30일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농부 여인의 초상’을 엑스레이로 검사하는 도중 발견됐다. 챙이 넓은 모자와 스카프를 착용한 수염이 난 남성은 영락없이 반 고흐의 모습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암실에서 반 고흐의 얼굴이 보였을 때 정말 짜릿했다”고 발견 당시를 회상했다.

반 고흐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종종 캔버스를 재사용하거나, 캔버스를 뒤집어 뒷면에 그림을 그렸는데, 전문가들은 이 작품 이런 방식으로 그렸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자화상 위에 판지를 붙이고 뒷면에 ‘농부 여인의 초상’을 완성시킨 것이다.

‘농부 여인의 초상’은 에든버러에서 활동하던 변호사 알렉산더 메이트가 1960년 기증한 작품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미공개 자화상 엑스레이. 사진=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빈센트 반 고흐의 미공개 자화상 엑스레이. 사진=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네덜란드의 반고흐미술관도 엑스레이에 비친 남성의 그림이 반 고흐의 자화상이 맞다고 확인했다. 반 고흐는 1890년 사망하기 전까지 35장의 자화상을 남겼으며, 이번에 새로운 자화상이 추가되면서 자화상 수는 총 36장으로 늘어났다.

미술관은 자화상 위에 판지와 접착제를 제거하고 작품을 복원하면서도 ‘농부 여인의 초상’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이달 말부터 열리는 전시회에서는 새로 발견된 고흐 자화상의 엑스레이 이미지도 전시될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