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은 사람들 삶의 기록이 하나하나 데이터화 된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커피를 마시고, 점심식사를 하고, 친구들과 영화를 보는 이러한 모든 순간의 행동은 교통카드 및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라는 이름으로 데이터화 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확산으로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일과를 기록한다. 이는 고스란히 다른 사람에게 공개되고, 데이터로 활용된다. 영화 '서치'를 보면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각종 SNS 속 데이터를 활용하는 모습이 나온다. SNS 속 데이터만으로 딸의 실종에 관한 실마리를 풀어 나간다. 단순한 영화상의 스토리가 아니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충분한 이야기다.
데이터 시대다. 곳곳에서 데이터가 생성되고 활용된다.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라면 서비스도 기꺼이 무료로 제공한다. 만보기 애플리케이션 캐시워크는 이용자에게 하루에 1만보를 걸으면 100원을 준다. 물론 중간중간에 광고를 삽입해서 광고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캐시워크가 광고수익보다 더 갖고 싶은 것은 각기 이용자의 건강정보다. 캐시워크는 스마트 밴드인 캐시워치와 스마트 체중계 캐시 인바디도 출시했다. 캐시워크뿐만 아니라 상당히 많은 기업이 데이터를 얻기 위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데이터 패권 전쟁의 서막이 오른 셈이다.
데이터 활용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오늘날은 그때와 차원이 다르다. 정보기술(IT) 분야뿐만 아니라 금융, 유통, 서비스, 의료, 제조 등 모든 분야로 데이터 활용이 확산했다. 활용 영역도 다양하다. 과거 마케팅 등 일부 영역 위주로 활용되던 데이터가 고객 서비스 개선 및 개발, 품질 제고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제조기업에서는 생산성 제고 및 안전사고 예방에도 사용된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자동화가 이뤄지는 만큼 데이터는 더 다양해지고 더 많아질 것이다. 오늘날 초·중학생이 사회에 진출하는 시점에는 데이터를 잘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인재로서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요구된다. 초·중학생에게 데이터 과학을 교육해야 하는 이유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학교 교육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전통적 과목에만 집중한다. 대학 입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에서 데이터 과학 교육은 방과후수업으로 배우는 취미 학습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역량 있는 교사가 부족해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교육을 한다.
데이터 과학 교육은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수집하고 정제하는 영역, 데이터를 보기 좋게 시각화하는 것, 데이터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 등으로 분류된다. 물론 초·중학생에게 수준 높은 전문가 영역을 교육할 수는 없다. 그러나 데이터 과학 개념 교육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마인드를 기본으로 갖춘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교대 인공지능교육연구센터가 마련한 '손쉽게 배우는 데이터과학 캠프'는 의미가 크다. 초·중학생 대상 여름방학 캠프로, 서울교대 교수진이 데이터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수업은 서울교대 컴퓨터교육과 연구원과 현직 정보교사가 맡는다. 교육은 8월 9~10일 이틀 동안 서울교대 전산교육관에서 진행한다.
수업을 설계한 서울교대 교수진은 데이터 과학 이론보다 학생들이 직접 데이터 과학을 경험하고, 스스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결과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한다. 수료한 학생 전원에게는 서울교대 인공지능교육연구센터장 명의의 수료증을 발급한다.
현재 서울교대가 마련한 손쉽게 배우는 데이터과학 캠프는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초등학생은 모집 일주일 만에 접수 인원이 정원을 넘어서서 반을 추가로 개설했다고 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데이터 과학에 높은 관심을 보여 주는 것은 다행이다. 많은 학부모와 학생도 미래 사회가 데이터 기반 사회로 변화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과학 교육이 더 많아져서 향후 사회와 업계에 우수한 데이터 인재가 더 많이 배출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이 데이터 강국으로 가는 길이다.
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