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랜 초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오픈랜 얼라이언스(협의체)' 하반기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픈랜이 5세대(5G)·6G 이동통신의 주요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기술 개발 및 실증의 구심 역할이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초에 '오픈랜 얼라이언스 준비위원회'를 발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준비위에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기업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5G 포럼 등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 및 협회 등이 참여한다.
오픈랜은 개방형 소프트웨어(SW) 표준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운용체계(OS)와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새로운 네트워크 패러다임이다. 네트워크 장비 하드웨어(HW) 의존성에서 탈피하고 필요한 장비를 수요자 맞춤형으로 구성할 수 있는 기술로 전 세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오픈랜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했다.
이통 3사는 지난해 운영된 오픈랜 연구반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준비위에서는 주도적 사업자로 떠올랐다. 이는 오픈랜 얼라이언스가 최우선 과제로서 실제 오픈랜 수요 확보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와 업계에서는 지난해 연구반을 운영하며 당장 오픈랜 기지국무선장비(RU)와 데이터처리장비(DU)가 개발돼도 이를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오픈랜 얼라이언스는 이음 5G(특화망) 또는 5G 상용망 일부 구간에서 오픈랜 장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부 도심을 비롯해 농어촌, 도서·산간 지역 대상으로 오픈랜 시범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개별 이통사 중심으로 오픈랜 장비를 검증해 왔다. LG유플러스가 글로벌 오픈랜 협의체인 오랜(O-RAN) 얼라이언스의 플러그페스트에 참여했고, KT 또한 개별적으로 오픈랜 장비 상호호환성 검증 등을 시도했다. 오픈랜 얼라이언스는 5G 통신망 프런트홀을 비롯해 향후 종단간(엔드투엔드) 오픈랜 기술 도입을 주도할 계획이다. 다른 제조사의 DU-RU 간 상호호환성도 확보한다.
오픈랜 얼라이언스의 출범은 오픈랜 관련 기술 개발과 상호호환성 검증을 넘어 수요까지 확보할 수 있는 기업 중심 조직이 국내에서 탄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픈랜 얼라이언스가 발족하면 향후 중소제조사업자, 소프트웨어업체 등으로의 구성원 확대가 전망된다. 해외에서는 AT&T,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 오렌지 등 글로벌 이통사들이 모여서 출범한 오랜 얼라이언스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기업까지 참여하고 있다. 미국은 ORPC(Open RAN Policy Coalition), 유럽은 TIP(Telecom Infra Project) 등을 중심으로 오픈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랜 얼라이언스는 특히 수요 사업자인 이통사와 오픈랜 장비 개발업체인 제조사 등 기업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기업이 자생적인 노력을 통해 오픈랜 생태계를 확대하고 이를 6G까지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랜 얼라이언스 개념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