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리콜 차량이 매해 늘고 있다. 2017년 처음 200만대를 넘어선 이후 지난해에는 300만대에 육박했다. 올해도 7월 중순 누적 리콜 대수가 이미 200만대를 상회했다.
이는 제조사의 자발적, 선제적 리콜이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자동차 전장화 흐름 속에 얘기치 못한 변수가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차량 '전자장치' 결함에 따른 리콜은 2019년까지 10만대를 밑돌았지만 2020년 18만여대, 지난해에는 70만대 이상으로 불어났다. 올해도 7월까지만 30만대에 이른다.
전기차 전체 부품 수는 내연기관차 절반이지만 전장 부품 수는 두 배 이상 많다. 배터리 기술이 꾸준히 향상됐지만 결함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끊이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신차 구매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과 시장에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물론 리콜 증가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만큼 자동차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 노력을 강화했다고도 볼 수 있다. 리콜 급증을 이유로 자동차 제조사를 무조건 비난할 일은 아니다. 강제 리콜과 선제 리콜은 달리 봐야 하는 측면이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품질'이다. 내연기관차 시대든 전기차 시대든 차량 품질 확보와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품질 제일'이라는 다소 고루하게 보이는 용어는 전장화 시대에도 핵심 키워드로 통한다. 동시에 미래차 시대를 여는 열쇠이기도 하다.
차량에 아무리 많은 첨단 기능을 탑재해도 소비자가 신뢰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사후 성능 개선 노력으로 품질 제일을 실천하는 완성차 업체가 전장화·전동화 시대에도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