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생부터 디지털에서 탄생한 자료를 모아 놓는 시스템이다. 지속 보존할 가치가 있는 디지털 자료를 관리, 이후 이용을 보장하는 활동을 말한다. 소장품을 취득하고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데이터화한다.
문화유산이나 아날로그 정보를 디지털화해서 모아 놓는 디지털 아카이브와 비슷하지만 태생 때문에 접근 방식이 좀 다르다. 원본 자체를 저장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계속 원본 속성을 유지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 디지털 콘텐츠 아카이브는 디지털 아카이브와 다르게 양방향성을 그대로 간직한다. 이용자의 추억이나 반응도 함께 보관되기 때문이다. 개발 관점에서도 귀중한 자산이다. 모든 창작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이루어진다. 폐기되어 잊혀진 리소스, 게임 기획안과 플레이 구조를 편하게 확인할 수 있게 도와준다.
디지털 콘텐츠 아카이빙은 어려운 일로 평가된다. 세계적으로 사례가 거의 없다.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1996년부터 인터넷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전 세계 웹사이트를 수집, 보관해서 기록한다. 우리나라도 2004년부터 국립중앙도서관이 '오아시스'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없어진 우리나라 주요 웹사이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공개된 웹 자료의 수량이 적고 선정 웹사이트 기준은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민간 부문에서 우리 디지털 콘텐츠 아카이브는 인정받는 수준이다. 게임사 넥슨의 넥슨컴퓨터박물관은 미출시 게임을 아카이빙하고 시각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참고할 만한 전례가 없어서 넥슨컴퓨터박물관이 소장품 취득의 방법론, 정책 등을 일일이 만드는 등 기초 토대를 닦아 가고 있다. 온라인 게임 역사의 가치를 적극적이고 면밀하게 보존하고자 하는 시도다. 이 노력 덕분에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스트롱뮤지엄이 넥슨컴퓨터박물관 전시를 전시 레퍼런스로 삼고 실리콘밸리에 게임 아카이빙 공간을 오픈할 스탠퍼드도서관도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