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박현규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정연식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암 관련 마이크로RNA를 다중 검출할 수 있는 '다색 양자점(퀀텀닷) 어레이'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남태원 신소재공학과 박사, 박연경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국 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CS 나노' 6월 15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마이크로RNA는 18~25개 염기서열로 이뤄진 짧은 RNA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해 세포 성장 및 분화 등 세포 활동을 제어한다. 비정상적인 마이크로RNA 발현은 암 등 다양한 질병과 밀접하게 연관돼, 여러 가지 질병을 진단하는 차세대 바이오마커로 주목받는다.
일반적인 관련 검출 방법은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qRT-PCR)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역전사 반응을 수반해 정확도가 떨어지고 다중 분석이 제한된다. 다중 핵산 분석에 특화돼 개발된 마이크로 어레이 기술 또한 여전히 역전사 단계를 수반해 민감도 및 특이도에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트랜스퍼 프린팅 기법을 활용해 초고해상도 다색 양자점 어레이(PQDA)를 제작했고 이를 마이크로RNA를 분석하는 기술로 발전시켰다. 표적 마이크로RNA를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다중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PQDA는 표적 마이크로RNA에 상호 보완적인 DNA프로브·양자점 복합체를 고정한 고분자 패턴이다. '이중가닥 특이적 뉴클레아제(DSN) 효소'에 의해 표적 마이크로RNA에 특이적인 양자점이 방출되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은 방출된 양자점 형광 신호 앙상블을 기반으로 유방암 관련, 세 종류 마이크로RNA를 펨토몰(1000조분의 1몰) 수준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 혈청과 유방암세포로부터 마이크로RNA를 검출해 기술 임상 활용도를 입증했다.
PQDA 기반 검출은 역전사 단계 없이 원상태 마이크로RNA에서 수행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량 분석이 가능하고, DSN 효소를 활용해 별도 증폭 절차 없이 높은 감도를 보인다.
연구팀은 마이크로RNA의 경우 혈액, 타액 및 소변과 같은 체액에도 존재해 '액체생검'을 위한 핵심 바이오마커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 조기 진단, 치료 방향 결정, 치료 효과 모니터링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일환으로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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