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출격하는 자국 폭격기를 적기로 오인해 격추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州) 알체우스크 마을 인근에서 자국의 첨단 전투기인 ‘Su-34’를 적국의 것으로 오인해 격추했다. 알체우스크는 친러 분리주의 반군세력인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이 점령 중인 도시로 알려졌다.
실수로 폭격당한 Su-34 전투기는 대당 3600만달러(약 470억원)에 달하는 최신 전투기 기종이다. 러시아 수호이사가 개발한 4세대 전투기로 실제로 러시아가 2020년 5월 발주해 지난달 말 러시아 공군에 인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사고는 러시아 종군기자에 의해서 알려졌다. 러시아 종군기자이자 선전원인 예브게니 포두브니는 17일 “어젯밤 (러시아) 연합군의 방공 요원들이 알체우스크 상공의 목표물을 파괴했다”며 전투기의 잔해를 촬영한 영상을 텔레그램을 통해 공유했다.
그러나 영상을 자세히 살펴본 네티즌들이 RF-95890이라는 등록 번호를 가진 su-34 기종이며, 이는 러시아가 보유한 몇 안되는 신형 전투기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 기종은 현재 러시아만이 전폭기로 운용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보유한 대수는 10대 미만이라고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설명했다.
이에 포두브니는 서둘러 영상을 삭제했으나 우크라이나 군 당국과 네티즌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해 화제가 됐다.
알체우스크에서는 앞서 지난 달에도 러시아의 치명적인 실수가 보고된 바 있다. 친러 반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을 향해 미사일 4발을 발사했으나, 그 중 1발이 다시 발사 지점으로 되돌아와 아군을 폭격했다.
이에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자 미사일 재고가 부족해진 러시아군이 정밀유도장치가 고장 났거나 불량인 구식 미사일을 무분별하게 발사하면서 이 같은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추정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