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바닷물에서 전기·식수를 생산하는 각기 기술을 융합한 기술을 개발, 세계 최초로 단일 플랜트 실증을 마쳤다. 또 공정 핵심 소재인 분리막도 세계 최고 성능 수준으로 만들어 글로벌 선도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은 정남조 해양융복합연구팀 책임연구원 등 연구진이 역삼투 모듈 앞뒤에 역전기 투석 발전기를 연계하는 융합 공정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역삼투는 삼투압보다 높은 압력을 가해 반투막(일부 성분만 통과시키는 막)으로 용매(물)를 걸러내는 기술이다. 다만 에너지 소모가 크다. 최적화된 역삼투 공정은 1톤 담수 생산에 3.5킬로와트시(㎾h) 전기에너지가 소모된다. 이는 담수 생산단가 30%에 해당한다. 또 배출되는 농축 해수가 해양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문제도 있다.
연구진은 바닷물·민물 사이 전위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역전기 투석 염분차 발전을 역삼투 해수 담수화에 더하는 융합 공정을 구현해 문제를 해결했다. 역삼투 공정 앞뒤에 역전기 투석 발전기를 연계하는 식이다.
전단 역전기 투석 발전기는 에너지를 생산하면서 해수 농도를 20% 이상 낮춰 역삼투 공정에 공급한다. 해수 농도가 낮아진 만큼 역삼투 필요 에너지도 줄어든다. 역삼투 공정을 거쳐 배출되는 농축 해수는 뒤이은 역전기 투석 발전에 고밀도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역삼투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것은 물론 추가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하루 100톤의 담수 생산 실증을 마쳤다. 기존 역삼투 단일 공정 대비 에너지 소모량을 30% 이상 절감했다. 담수 생산단가는 10% 이상 절감됐다. 최종 배출 해수 농도는 일반 해수 수준이었다. 큰 에너지 소모, 환경 문제를 모두 잡았다.
연구진은 융합 공정 핵심 소재인 역전기 투석용 패턴형 이온교환막과 역삼투용 삼투막도 개발했다. 이온교환막은 세계 수준 기술과 비교해 두께는 10분의 1 수준이고 성능은 2배, 내오염성은 3배 이상 향상한 것이다.
정남조 책임연구원은 “개발 융합기술은 해수 담수화 에너지 소모량 저감, 농축 해수 친환경 처리가 가능하다”며 “해수 이용 장주기 에너지 저장과 대용량 발전 미래에너지기술 핵심으로 대용량 실증 조기 완료와 정부 지원으로 글로벌 기술 선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저탄소 선도형 해수 담수화 산업 국내 기술경쟁력 강화, 대용량화를 통한 해외 진출을 위해 하루 2000톤 이상급 대용량 파일럿 플랜트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수행됐다. 에너지연이 주관하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양대, 국민대, 서울대, 아주대, 한국환경연구원이 참여했으며, 과제선정과 최종 평가에서 모두 우수(A) 등급을 받았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