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젠바이오가 유전자·헬스케어 사업부를 분할한다. 전략적 협력 관계인 롯데헬스케어가 분할 회사를 인수합병(M&A)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테라젠바이오는 개인유전자분석 서비스와 헬스케어데이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테라젠헬스를 설립한다. 회사는 최근 임시주총을 열고 테라젠헬스 물적분할을 결정했다.
테라젠바이오가 떼어내는 사업은 앞서 롯데헬스케어와 협력 관계를 맺은 부문이다. 테라젠바이오와 롯데헬스케어는 이달 초 유전체 분석 서비스 기반 사업 추진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사업 협력 외 투자도 담겼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투자와 전략적 협업은 테라젠헬스와 하게 될 것”이라면서 “투자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협업 방향은 개인건강 맞춤형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라젠바이오 관계자는 “경영효율화를 목표로 테라젠바이오 100% 자회사로 테라젠헬스를 분할한다”면서 “롯데와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롯데헬스케어가 테라젠헬스 경영권을 인수할 것으로 관측했다.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특성상 핵심 서비스를 내재화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면서 “유전자분석은 롯데헬스케어가 지향하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핵심 기술이어서 결국 테라젠헬스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롯데그룹은 올 4월 700억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 설립했다. 상반기 식품 상품기획자(MD), 비식품 MD, 식품과 비식품 브랜드 매니저, 웹개발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자, e커머스 서비스 개발자 등을 대거 채용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첫 번째 사업으로 2023년 상반기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전문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의료기관과 협력을 통해, 분석-처방-관리-보상으로 이어지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유전자 검사 결과와 개인 건강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식단, 운동 등을 제안하는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을 안착시킨 후에는 개인 유전자 대체불가토큰(NFT), 웰니스 의료기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는 오프라인 센터로 글로벌 진출도 추진할 전망이다.
그룹 헬스케어 사업과 시너지도 예상된다. 식품 사업군에서는 롯데중앙연구소와 협력해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지향식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고, 실버타운 사업에서는 플랫폼 내 유전자, 건강 정보에 개인정보를 더해 입주민 대상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헬스케어와 함께 그룹 건강 사업 양대 축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미 대규모 M&A를 진행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5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위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을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테라젠 물적분할 '테라젠헬스'와
-
김시소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