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들이 올 상반기 최대 당기순익 달성이 예상되고 있지만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가계대출이 지속 하향세인데다 증권 등 비금융 계열사 실적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상승 영향으로 연간 실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경기 위축, 가계대출 축소, 대출 부실 리스크 감내 등으로 내년부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리스크 상황에 직면했다.
21일 KB금융지주에 이어 22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실적을 발표한다.
업계에서는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들이 작년 상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 가계대출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정부의 금융지원 영향으로 기업대출이 계속 상승해 전체 수익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에 내년 실적 전망은 불투명하다. 금리인상은 호재이지만 가계대출 성장이 둔화하면서 감소세로 전환하고 있고 증권 외에 주요 비금융 계열사 실적도 낙관적이지 않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각종 대출금리 인하 조치 등 정부 방침에 따른 은행 부담과 대출 부실 리스크까지 감내해야 하는 것도 내년 실적 우려가 커지는 요인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7566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11.4% 성장하고 작년 하반기 대비 1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가계대출은 지난 3월말 기준 168조원, 6월말 기준 166조원으로 1.1% 감소했다. 기업대출은 153조원에서 157조원으로 성장해 전체 은행 원화대출이 3월말 321조원에서 6월말 323조원으로 0.4% 성장했다.
금리상승에 따라 순이자마진은 2분기 1.73%로 전분기 대비 7bp 상승했다.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대비 5bp 상승한 1.96%를 기록했다. 카드채권 수익률 하락과 조달비용 상승으로 카드 NIM이 축소돼 확대폭이 제한됐다.
그룹 비이자이익은 1969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감소했다.
이날 KB금융은 보수적으로 추정한 경기전망과 위기상황 분석에 따라 약 1210억원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에서 주당 500원 분기배당을 결의하고 지난 2월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15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금융지원을 받은 차주가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최장 10년까지 대출을 분할해 상환할 수 있는 '코로나19 특례운용 장기분할 전환 프로그램'을 지난 5월부터 운영하고 있고,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개인사업자에게는 기한 연장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연착륙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2분기 1조2921억원 당기순이익 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KB금융과 마찬가지로 전 분기 대비 약 1000억원 규모 당기순이익이 감소하지만 전년동기 1조2520억원 대비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금리상승으로 NIM은 개선되지만 역시 가계대출 감소와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하락과 비이자이익 감소 영향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2분기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은 0.2%로 작년 말 이후 사실상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며 “기업 대출의 경우 성장세가 견조하나 경기둔화 우려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금수요가 동반 확대되고 금리수준이 높아져 증가세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실적 발표 앞둔 4대 지주사
-
배옥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