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칼럼]광주글로벌모터스를 위한 청사진](https://img.etnews.com/photonews/2207/1555292_20220722141902_634_0001.jpg)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상생형 지역 일자리 첫 모델이다. 투자 협약과 노·사·민·정 상생 협정서를 기반으로 투자자를 유치, 2019년 9월 출범했다.
20여년 만에 국내에 새로운 자동차 공장이 세워진 것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현대자동차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국내 최초 개발한 캐스퍼를 생산한다. 회사의 주요 주주는 광주시(21%), 현대자동차(19%), 광주은행(11%) 등이다. 공공 주주로 구성된 완성차 위탁생산의 첫 사례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광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 먹거리 확보라는 의미가 있다. 이곳에서 만드는 캐스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공장 설립의 의의도 커졌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캐스퍼는 현대차가 처음 선보이는 엔트리 SUV를 표방한다. 개성을 살린 내외장 디자인과 컬러, 용도에 따라 실내 공간 조절이 가능한 시트,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과 운전자 중심 편의 사양 등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난과 경기 침체의 어려움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에 2만2500여대의 캐스퍼를 생산하며 순항했다. 지난해 9월 15일 캐스퍼 양산 시작 후 누적 생산 대수는 3만5000대에 이른다. 생산이 본격화한 올해부터는 흑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올해 목표로 세운 5만대 생산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존재가 중요한 이유는 그동안 높은 연봉으로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정착된 국내 자동차 생산 현장을 극복했다는 점이다. 연봉을 3000만원 후반대로 책정하는 대신 지역 내 주택이나 교육, 의료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실수입을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위탁생산의 의미를 살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를 마련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운영까지 광주시 등 지역사회가 노력한 부분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서 수년 전부터 공장 건립의 중요성을 알리고 현대차와 노조를 설득하는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설득한 결과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자동차 생산기지로서 여러 장점을 갖췄다. 기존 생산 차종이 아니라 최초의 경형 SUV를 생산, 단가를 낮췄다. 생산 시설도 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를 준비할 수 있는 모듈형 시설을 완성했다. 온라인 판매를 통한 비용 최소화 전략 등 다양한 시도로 국내 자동차 시장의 선진화 방향을 제시했다.
캐스퍼는 성공했지만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앞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금부터가 광주글로벌모터스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다. 우선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생산하는 차종은 계약 조건상 국내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 국내 신차 시장은 170만대 규모이고 경차 시장은 10만대에 불과,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 결국 생산 차종 조건을 동남아 등 다른 국가에 수출할 수 있도록 확대해야 한다. 재계약을 통해 수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 등 신차 투입이 이뤄지는 작업도 요구된다. 캐스퍼를 전기차로 재탄생시키는 방안 등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전기차로 변신할 경우 경차의 공간 한계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협의를 통해 충분히 해결해야 한다.
노사 안정화는 필수 요소다. 회사의 미래를 설계하는 기본자세다. 노사 불안정으로 말미암은 문제가 터질 경우 광주글로벌모터스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 현대차그룹의 지속적인 지원과 정부의 관심도 끌어내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pskim@daeli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