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했어요. 고등학교 공부가 너무 쉬워서 12살에 졸업했죠”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2학년, 13세 소녀 알레나 위커가 의대에 합격해 화제다. 이미 2개 대학에서 학부 과정을 밟고 있기도 한 위커는 영재를 위한 장학재단을 운영하는 사업가로도 활동해 전 세계에 놀라움을 주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는 위커는 여느 10대들과 마찬가지로 영화와 축구, 베이킹을 취미로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13세의 소녀다. 다만 다른 것은 그가 이미 대학생이며, 의대에도 합격했다는 점이다.
위커는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애리조나주립대와 오크우드대에서 동시에 생물학 학부 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앨라배마대 허싱크 의과대학이 조기 입학 보장 프로그램을 통해 위커에게 2024학년도 입학을 허가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합격 소식을 전한 위커는 “지원자의 7%가 합격했고, 그 가운데 또 7%만이 흑인이다. 통계는 내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엄마, 내가 해냈어!”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위커의 별명은 ‘흑인 빌 게이츠’. 타임지가 선정하는 ‘올해의 아이’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고등학교 공부가 너무 쉬워서 지루했다. 그래서 12세에 졸업했다”는 위커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자신의 꿈이 미 항공우주국(NASA, 나사)에 있다고 말했다.
이를 눈여겨 본 나사의 클레이튼 터너 랭글리연구센터장은 작년에 위커를 인턴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나사의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원격 연구 등 다양한 과제를 수행한 위커는 올해는 의료 서비스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의대에 도전한 끝에 합격을 거머쥐었다.
또 그는 자신과 같은 유색인종 영재 소녀들을 위해 사업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위커는 지난해부터 ‘브라운 스템(STEM, 과학·기술·공학·수학) 걸’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STEM 분야를 공부하는 유색인종 여학생을 선발하고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위커는 워싱턴포스터(WP) 인터뷰에서 “나를 닮은 소녀들을 위해 길을 다질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어떤 일에 도전하기에 ‘너무 어린 나이’란 없다. 당신은 할 수 있다. 그 누구도 당신에게 ‘안돼’라고 말하게 내버려 두지 마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