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빛그린산업단지 인근에 '미래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기아자동차 광주공장도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해 국내 최대 자동차 소재부품·조립·연구 집적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완공한 지 20년이 지난 기아차 광주공장을 미래차 스마트공장 구축이 가능한 곳으로 옮겨 미래 친환경차 중심의 대전환을 준비해 시장경쟁력을 극대화하자는 차원이다.
특히 공용 플랫폼 기반의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전용설비로 재편하자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나와 지역 사회 및 경제계에 파문을 던져주고 있다.
이는 지난 21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시 등이 주최한 '광주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 포럼'에서 논의됐다.
포럼에 참석한 신재봉 광주자동차산업 산학연협의회장과 패널들은 기아차 광주공장을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해 인근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와 연계해 미래차 밸류체인의 완성도를 높일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
현재 시는 광산구 삼거동·덕림동과 함평군 월야면 일원 407만m² 부지에 조성된 빛그린산단을 중심으로 배후산업단지에 330만㎡(100만평) 이상 규모로 신규 국가산단을 조성해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광주 자동차산업은 3대 지역 주력산업으로 2014~2018년 5년 평균 출하액 기준 점유 비중은 43.9%에 달한다. 하지만 광주공장은 중간재고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적시생산방식(JIT)으로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자동차산업 생산지수 또한 2015년부터 매년 감소 추세로 전국 평균보다 밑돌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1998년 완공된 지 24년이 지나면서 설비가 노후화된데다 내연기관차 중심 생산 설비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새로운 공장에서 친환경 전기차 생산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포럼 참석자들의 지적이다. 더욱이 광주공장은 도심 중심에 위치해 교통체증으로 부품기업 접근성이 낮아 원활한 부품 수급 및 적재 공간 확장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물연대 노조 파업 시 적기 부품 수급 및 효율적인 조립라인 기능 상실로 부품 수급 직격탄을 맞거나 완성차 생간 및 탁송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인구 밀접 지역으로 지난해 교통유발부담금을 광주에서 두 번째로 많이 부과한 지역에 속한다.
신재봉 회장은 “빛그린 산단 인근에 100만평 규모의 신규 산단 조성을 통해 기아 광주공장 및 주요 협력사를 이전해 광주 자동차산업의 집적화를 달성해야 한다”면서 “기아와 협력 기업을 한데 모아 생산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클러스터링 실현으로 JIT방식 강화를 통한 생산성 증대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의 이전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상당수 후보가 기아차 광주공장을 외곽으로 이전하고 해당 부지를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잇달아 내놨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게 산업 경제 전문가들이 의견이다.
최근 유럽연합(EU) 의회에서 여러 논란에도 불구, 천연가스와 원자력발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기로 함으로써 2050 넷제로(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넷제로 실현의 주요수단으로 2035년까지 유럽 회원국 내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등 전동화 차량으로의 전환은 필수 불가결한 사항이 되었다. 국내 최대 완성차 기업인 현대·기아차도 이러한 수요에 따라 전동화 차량 생산을 위한 신공장 구축 등 그룹 자체적인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운섭 광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은 “자동차산업에 대한 광주시의 높은 경제적 의존도를 감안한다면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량 감소와 생산중단은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기아차 광주공장 이전을 통한 선제 대응 방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광주 자동차산업의 완성차-부품 기업 간 연대협력 기반을 마련해 미래차 사업 대전환에 대비한 구축의 핵심 공간으로 육성해야 한다”면서 “기아차 광주공장 이전과 협력사의 집적화를 통해 미래차 전환에 대비한 수평적 새로운 협력 패러다임을 창출해 지역 거점을 넘어선 국가 자동차산업 거점으로 도약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광주자동차산업 비중>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