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에 원구성을 합의하고 각 상임위원회 일정을 시작한 국회가 첫 발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원구성 합의 당시 막판 변수였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여당이 불참하며 첫 회의를 반쪽으로 여는 상황이 벌어졌다.
과방위는 27일 여야 간사 선임을 위한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날은 상임위 소속 의원들과 각 기관장들과의 상견례 의미도 있었던 자리였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불참했다.
과방위원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첫 회의를 일부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게 돼 송구스럽다”며 “일하는 국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 회의는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여당 간사로 내정된 박성중 의원과 통화해 회의 일정 상의차 만나기로 했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민의힘의 불참은 과방위 최대 현안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언론 편파성 시비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당 분야를 관할하는 2소위원회를 민주당 측 간사가 맡기로 합의가 되어 있는 터라,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간사에는 전반기에도 과방위 간사를 맡았던 조승래 의원이 선임됐다.
첫 전체회의부터 국민의힘이 불참하면서 후반기 과방위도 험로가 예상된다. 과방위는 전반기 국회에서도 일부 언론의 정치 편향성 논란으로 소위원회가 열리지 않는 등 진통을 겪었던 곳이다. 후반기 국회에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임기 문제가 도마에 올라 있는 상태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불참에 민생에 대한 고민이 없다며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언론과 방송의 자유는 헌법적 가치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조속히 지배구조 개선법을 통과시켜 방송이 정쟁 대생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