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하반기 산업통상자원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OSP) 단장직을 '상근'으로 전환하고 산업별로 분리됐던 투자관리자(MD)실은 기능 중심으로 재편한다. 거시 산업기술 정책과 전략을 담당하는 R&D 싱크탱크 조직으로 개편하기 위한 조치다. 민간 전문가 중심 조직인 OSP 역할이 강화될 지 주목된다.
27일 정부와 관계 기관에 따르면 산업부는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한 OSP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9월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하반기 OSP 조직 개편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OSP는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산업기술 R&D 방향을 설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이다. 2010년 산업부 산하 국가 R&D 기관으로 설립됐으며 2019년에는 산업부 산하 R&D 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소속 별도 조직으로 편성됐다.
OSP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등과 업무 영역이 중복되고 거시 산업기술 정책이나 전략을 설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산업부는 이번에 OSP를 개편하면서 '산업기술 R&D 싱크탱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우선 OSP 단장직을 '비상근'에서 '상근'으로 바꾼다. 초대 OSP단장으로는 황창규 전 KT 회장이 상근직으로 활동했지만 2·3·4기 단장은 비상근직이었다. 이 때문에 추진력을 갖고 총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OSP 단장을 상근직으로 전환하면서 명망 있는 인사를 다시 모집할 계획이다. 단장 공모는 조만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R&D 전문가는 “R&D 전략기획단장이 명망 있는 인사도 있었지만 애정을 갖고 일하지는 못했다”면서 “상근직을 맡으면 책임감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OSP에는 단장과 함께 거시 정책을 설계하는 MD, R&D 과제를 관리하는 민간 전문가인 프로그램관리자(PD) 등이 일하고 있다.
산업부는 '산업별'로 구분된 현행 OSP MD실을 '기능별'로 재편한다. 구체적으로는 현행 △주력산업 MD그룹 △신산업·알키미스트 MD그룹 △기술정책 MD그룹 △소재부품산업 MD그룹 △에너지산업 MD그룹으로 구분돼 있던 것을 △혁신전략 MD그룹 △메가 프로젝트 MD그룹 △성과분석 MD그룹 △에너지산업 MD그룹으로 바꿀 계획이다.
또 OSP에 TVC를 지원하기 위한 산업기술정보센터를 설치한다. TVC는 기술보호와 전략적 R&D 기획을 위한 산업기술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산업부가 새 정부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바 있다. 각국 정책보고서 등 '글로벌 동향 데이터'와 무역·기업·생산정보 등 '글로벌 공급망 데이터', '기술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산업부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OSP를 KEIT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부설기관으로 이관한다. OSP가 R&D 과제 평가와 관리에 집중하는 KEIT에서 벗어나 R&D 기획과 전략수립을 위한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OSP 운영규정과 산업기술혁신촉진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 9월 정기국회를 통해 관련 법을 개정하고 조직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거시 산업정책과 전략 기획 기능
-
변상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