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직, 민생' 표어 무색한 여당

[사설]'오직, 민생' 표어 무색한 여당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직무대행과 윤석열 대통령 간 '내부총질 당대표' 문자메시지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내부총질' 메시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야권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크다. 국민의힘 전·현직 청년대변인들은 “배신감을 느낀다”며 성토하고 나섰다. 젊은층의 표를 위해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목소리도 불거졌다.

젊은 당 대표가 신진세력과 함께 국민의힘 개혁을 위해 뛰었지만 결국 기득권에 밀려 직무정지를 당했다. 개혁을 위해서는 불협화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기득권을 내려놔야 하기 때문이다. 여당은 집권 2개월 만에 개혁 엔진이 멈춘 듯하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은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 언사로 빈축을 샀다. '사적 채용' 의혹에 대한 그의 해명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 9급일 뿐'이었다. 취업에 민감한 청년층, 특히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은 탈북어민 강제북송 논란이나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통일부의 사진과 동영상 공개에 이은 여당의 전 정부 공격은 박자가 딱 맞았다. 시행령을 고쳐서 만드는 경찰국 신설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국민의힘 의원에게는 사실상 야당의원이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우리나라의 해법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더블링을 지속하더니 1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대책은 거의 개인이 알아서 하라는 '과학 방역'뿐이다. 민생은 온데간데 없고 전 정부 심판 아니면 탓만 한다. '오직, 민생'이라는 여당의 표어가 무색하다.

“대통령은 처음이라서”라는 윤 대통령의 말은 현 정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임제 국가에서 헌법을 고치지 않는 이상 두 번 하는 대통령은 없다. 법과 원칙에 따라서보다는 정권교체를 원한 지지자들이 더 이상 마음을 돌리기 전에 “정치가 초보라서”라며 솔직한 모습으로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