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가 패션지 보그와 화보를 촬영했다. 장기화된 전쟁 가운데 대통령 내외가 보이는 행보에 격려와 비난이 엇갈리고 있다.
보그는 26일(현지시간) ‘용맹의 초상: 우크라이나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카’(Portrait of Bravery: Ukraine’s First Lady, Olena Zelenska) 라는 제목의 패션 화보 기사를 공개했다.
화보 속 젤렌스카 여사는 화장기 없는 얼굴과 편안한 복장으로 우크라이나 대통령 관저 계단에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또 다른 컷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레이드 마크가 된 올리브색 티셔츠를 입고 젤렌스카 여사와 함께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이 밖에도 집무실에서 젤렌스키 내외가 손을 맞잡은 모습, 젤렌스카 여사가 안토노프 공항에서 여군들과 함께 있는 모습 등이 화보에 담겼다.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서 젤렌스카 여사는 우크라이나 일부가 러시아군에 점령됐다며, 국제적인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짚으며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900만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자신의 나라를 떠났다. 민간인 5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아마도 더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다. 교전이 한창일 때는 하루에 200명의 군인들을 잃었다”며 “당신의 고향, 당신의 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여전히 기름값, 전기요금에 대해 생각하겠느냐”고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젤렌스키 내외의 화보가 공개되자 보그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당신들의 헌신에 격려를 보낸다” “강인한 메시지를 담은 화보다” 등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진 한편, 국민들이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패션화보’를 찍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내 네티즌들의 반응 역시 엇갈렸다. “화보라도 찍어서 올려야 세계적 관심을 받을 테니 괜찮은 행보다” “예전보다 관심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옹호하는 이들과 “패션지라니, 전쟁을 낭만화하고 있다” 등 지적하는 의견이 쏟아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