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인도네시아와 첨단산업 전략 연대를 구축했다. 우리 기술력과 인도네시아의 핵심광물을 바탕으로 전기차·배터리와 같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우리 기업이 인도네시아 대규모 공공인프라 사업에 진출하는 발판도 마련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니켈과 같은 핵심광물이 매우 풍부한 나라다. 첨단산업의 중요한 소재이기도 하다. 저와 조코위 대통령은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비롯해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전략적 연대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내 협력,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력(CEP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발효에도 의견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우리 기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도 당부했다. 인도네시아가 추진하는 수도 이전(자바섬 자카르타→보르네오섬 발릭파판)과 관련해서도 “우리 기업이 인도네시아 새로운 수도의 인프라, 전자 행정,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해 적극 기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는 양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투자부, 국토교통부-공공사업주택부, 해양수산부-해양투자조정부 간 3건의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특히 산업부와 인도네시아 투자부 간 '지속가능한 친환경 투자촉진' MOU를 통해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세계 1위)에서 니켈 원재료의 채굴·제련·정련부터 소재(전구체·양극재) 및 배터리셀까지 전체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사업을 비롯해 △석유화학 플랜트 구축 △일관제철소 증설 등 양국 간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했다.
인도네시아와 협력 강화를 통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과 협력도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내 중추국가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매몰된 수출시장 다변화가 시급한데, 아세안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를 계기로 유럽과 반도체·원자력·방위산업 등에서 비즈니스 외교를 시작했다면, 이번 아세안 진출은 이를 증폭할 기회인 셈이다.
윤 대통령도 조코위 대통령과 만남을 그 계기로 판단했다. 윤 대통령은 “조코위 대통령에게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공유하고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전달했다”며 “아세안 중심성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우리의 인도-태평양전략과 아세안의 관점을 조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